인공지능으로 복제한 가족의 목소리에 속아 할아버지가 돈을 송금한 사건이 음성 딥페이크 탐지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타리니 파드마나부니는 이후 샌프란시스코 기반 DetectifAI를 세우고 합성 음성을 실시간으로 식별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타리니 파드마나부니(Tarini Padmanabhuni) DetectifAI 창업자는 약 2년 전 할아버지가 동생의 목소리를 흉내 낸 전화를 받은 뒤 돈을 잃었다고 밝혔다. 발신자는 동생이 납치됐으니 몸값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고, 할아버지는 송금 후 사기임을 알게 됐다.
파드마나부니는 “그가 구분할 방법이 없었다는 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고 말했다. 이 경험이 음성 딥페이크를 탐지하고 통화 상대의 신원을 확인하는 회사를 세운 계기가 됐다.
DetectifAI는 대형 클라우드 모델을 축소하는 방식 대신 스마트폰과 엣지 환경에서 처음부터 작동하도록 소형 모델을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통화 음성을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고 기기나 통신망 내부에서 분석하는 구조다.
회사는 음성이 실제 사람의 목소리인지, 발화자가 주장하는 인물과 실제 화자가 일치하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AI 음성 상담과 추심 전화에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월 10만건 이상의 통화를 처리한다고 밝혔다.
DetectifAI는 고객사명을 비밀유지계약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고객사와 통화 처리량에 관한 내용은 테크크런치 보도와 회사·창업자 측 설명에 기반한다.
DetectifAI 홈페이지는 2026년 7월 기준 12개 상용 음성합성 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체 벤치마크에서 95.4%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표시한다. 테스트 구성과 비교군, 재현 가능성에 관한 방법론은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25년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에 접수된 AI 관련 신고가 2만2364건이라고 집계했다. 조정 손실액은 8억9334만6472달러(약 1조2114억원)였으며, 이는 음성 딥페이크만 따로 집계한 수치가 아니라 AI 관련 정보가 포함된 신고 전체를 뜻한다.
FBI 보고서에는 가족의 목소리를 복제해 긴급 상황을 연출하는 이른바 ‘조부모 사기’ 유형도 포함됐다. 음성 복제 관련 피해를 포함한 ‘distress scam’ 신고액은 500만달러를 넘었다. 자세한 내용은 FBI 2025년 IC3 연례보고서에 담겼다.
DetectifAI는 인도를 주요 시험 환경으로 제시했다. 다양한 언어와 방언, 통신 품질 차이, 중저가 스마트폰, 금융·대출 관련 통화가 동시에 존재해 음성 탐지 모델의 성능을 시험하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금융기관과 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제품에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통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일반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보다 스마트폰과 통신 인프라, 금융 서비스에 기술을 탑재하는 기업용 모델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파드마나부니는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5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의 중이며 약 33억대 기기가 잠재적 파이프라인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제조사명과 계약 체결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음성 딥페이크 탐지와 본인 확인은 서로 다른 기능이다. DetectifAI는 합성 음성 여부와 발화자의 신원 일치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DetectifAI 홈페이지는 회사가 테크크런치의 2026년 Startup Battlefield 200에 선정됐다고 표시했다. 다만 개별 참가 기업의 최종 행사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음성 딥페이크 기술이 실제 통화 환경에서 어느 수준까지 작동하는지는 독립 평가와 고객사 검증이 남은 과제다. DetectifAI의 상용 고객과 제조사 협력, 월간 통화 처리량, 모델 정확도 역시 회사 또는 창업자 측 설명을 넘어선 검증 자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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