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이 개인 데이터와 창작물을 학습에 활용할 경우 데이터 제공자와 창작자에게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AI 확산으로 일자리가 줄고 자본과 데이터가 소수 기술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제안이다.
앤드루 양(Andrew Yang)은 27일 공개된 Jubilee Media 토론 프로그램 ‘Surrounded’에 출연해 AI 낙관론자들과 논쟁을 벌였다. 양은 AI가 새 일자리를 만드는 속도보다 기존 일자리를 없애는 속도가 빠를 수 있고, 그 결과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양의 AI 규제 관련 주장은 앞서 고성능 AI 모델에 ‘킬 스위치’가 필요하다는 제안으로도 소개됐다.
양이 제시한 핵심 구상은 ‘데이터 배당(Data Dividend)’이다. 기업이 개인 데이터와 콘텐츠를 AI 모델 훈련에 사용해 수익을 얻는다면, 이를 제공한 이용자와 창작자에게 수익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양은 개인 데이터의 상업적 가치가 연간 3000억달러(약 406조8000억원) 이상에 이르지만 대중에게 돌아가는 몫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대형 기술기업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개발하고 수익을 내는 동안 데이터 제공자는 보상에서 배제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가 AI 학습에 활용된 대가로 출판사를 통해 2500달러(약 339만원)를 받은 사례도 소개했다. 콘텐츠 창작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저작물이 AI 모델 훈련에 쓰일 때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보상받아야 공정하다는 취지다.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시했다. 양은 변호사·회계사·데이터 분석가 등 중간 숙련 직군이 자동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이 인력 채용을 줄이는 대신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자본과 데이터, 연산 능력이 소수 기업에 몰리는 ‘승자독식’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AI 기술의 발전이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그 수익이 노동자나 데이터 제공자에게 자동으로 배분되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 제기다.
양은 대응책으로 보편적 기본소득도 제안했다. 데이터 배당과 기술기업에 대한 세금을 재원으로 삼아 국민에게 기본적인 소득을 지급하고, 수혜자가 이를 지역 소비에 사용하면 경제 순환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세제 개편 방안으로는 부가가치세 도입을 거론했다. 기존 법인세만으로는 다국적 기술기업의 조세 회피와 이익 이전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서비스, 광고 클릭, 데이터 거래 등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단계마다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다.
데이터 배당이 실제 제도로 이어지려면 데이터의 가치 산정, 권리자 확인, 기업의 지급 방식, 창작물의 AI 학습 허용 범위 등을 정해야 한다. 보편적 기본소득과 부가가치세를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과세 대상과 부담 주체를 둘러싼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논의는 AI 개발을 중단할지보다 기술 발전으로 생긴 수익을 누가 가져갈지에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 소유권과 보상 기준, 기술기업 과세 방식은 제도 설계 과정에서 논의가 필요한 쟁점으로 남았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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