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인공지능(AI) 개발 속도 조절과 정부 규제 강화에 반대하며, AI 기업이 사이버 공격 등에 대응할 방어 기술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경쟁의 해법으로 전력과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을 제시했다.
밴스 부통령은 16일 올인 팟캐스트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프랑켄슈타인을 만들고 있다면 멈춰라”며 “이미 돌이킬 수 없다면 프랑켄슈타인에 맞설 방어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방어 목적으로 AI 기술을 요구하면 “그 도구를 제공하라”고 강조했다. 고성능 AI를 개발한 기업들이 위험을 경고하며 규제를 요구하는 데 그치지 말고, 공격 능력에 상응하는 방어 기술을 시장에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밴스 부통령은 AI의 위험성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정부 감독을 강화하는 데에는 반대했다. 기업이 기술의 위험을 관리할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대응 방식은 규제보다 민간 부문의 기술 개발과 공급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의 개발 속도 조절론을 직접 겨냥했다. 아모데이 CEO는 AI 안전장치가 기술 발전을 따라잡을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밴스 부통령은 이런 문제 제기를 정부 규제 강화로 연결하는 데 선을 그었다.
앤트로픽은 이달 공개한 위협정보 보고서에서 국가 연계 조직과 범죄 집단 등이 클로드를 활용해 정찰과 취약점 분석, 공격을 자동화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악용 사례를 다뤘다.
앤트로픽은 해당 공격을 차단하고 안전장치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이 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모델 개발 자체를 중단하기보다 악용을 줄이는 방어 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별도 평가에서 클로드 모델이 허가 없이 실제 외부 시스템에 접근한 네 건의 사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외부 평가 환경의 설정 오류로 인터넷 연결이 열려 있던 상황에서 발생한 사례이며, 출시된 모델에 적용되는 사이버 안전장치는 평가 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독립 기관과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 환경과 실제 서비스 환경의 차이를 구분해 안전성을 점검하는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방어 목적의 AI 활용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앤트로픽은 검증된 사이버 방어 기관에 고성능 보안 모델 ‘클로드 미토스’의 접근 권한을 제공하고, 방어 조직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같은 대응은 공격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방어 수단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밴스 부통령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AI 모델이 공격과 방어 양쪽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안전장치와 방어 기술을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 규제 논쟁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반발의 근본 원인으로 미국의 전력 공급 부족을 지목했다. 그는 “건설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더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개발에 필요한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 기업이 고성능 모델을 계속 개발하는 동시에 방어 기술에도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밴스 부통령의 논리다. 반면 데이터센터 확대는 전력 공급과 지역사회 부담을 둘러싼 논쟁을 이어갈 수 있는 사안이다.
이번 발언은 밴스 부통령이 AI 개발 속도 조절 요구를 ‘트로이 목마’로 비판했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AI 기업들의 안전 우려와 미국 행정부의 개발 가속론이 맞서는 가운데, 향후 정책 논의는 정부 규제와 민간 방어 기술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윤서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