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AI 아바타 교사 전 가정에 보급…세계 첫 국가 주도 도입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일대일 교육 시스템을 국가 차원에서 도입한다. 교육기술 스타트업 이셀프(eSelf)는 이스라엘 최대 교과서 출판사인 교육기술센터(CET)와 손잡고 AI 가상 교사를 각 가정에 보급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현지 시각으로 5월부터 시작될 시범 사업은 초등과 중등 과정 1만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미국 하버드대학교가 교육 설계 및 효과 측정의 자문 기관으로 참여해 학술적 신뢰성을 더한다. 가정형편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보조교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프로젝트는 학습 격차 확대와 교사 부족이라는 글로벌 교육 문제를 배경으로 기획됐다. 유네스코는 전 세계적으로 약 4,400만 명의 초등 및 중등교사 부족 사태가 예정돼 있다고 경고했으며, 미국 교육부는 성적 저하와 인력난 해소 방안으로 AI 기반 맞춤형 학습 도구를 비중 있게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와 이셀프가 도입하는 AI 튜터는 단순한 챗봇이 아닌, 학생 개별 특성에 따라 실시간 반응하고 학습 수준에 맞춰 설명을 편집하는 ‘디지털 아바타’ 형식으로 설계됐다. 자연어 대화 기반으로 교실 안팎에서 학습을 도우며, 필요 시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동반 제공해 내용 이해도를 끌어올린다.

이셀프 측은 자사의 기술이 오픈AI의 음성 비서보다 응답 대기시간이 짧다고 강조했다. 시스템은 다국어 대응이 가능하며, 초기에는 히브리어 수업을 중심으로 출발해 수학, 컴퓨터과학, 언어 과목 등 전 영역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아이들의 학업 자존감을 높이고 격차 없는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 역시 뚜렷하다. CET의 제품총괄 담당자 차히 랑거는 “AI를 통해 이스라엘 학생 개인이 가진 잠재력을 보다 정밀하게 끌어낼 수 있다”며 “교육 형평성을 실현하는 실제적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 교육학 교수 빅터 페레이라도 AI를 인간 교사의 대체재가 아닌 ‘확장된 교육 파트너’로 정의하며, 이 프로젝트가 학생들의 자율적 학습과 독립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학생 개개인의 조건이나 배경과 무관하게 AI 튜터를 부여함으로써 학습 접근성을 균등화하려는 시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셀프가 자체 개발한 아바타는 외형과 성격을 모두 개인화할 수 있고, 학생 질문에 즉각적으로 응답하며 학습 진행에 따라 피드백을 조정한다. 감각 정보를 활용한 교육 방식으로 전통적인 교재 중심 학습과의 명확한 차별화를 꾀한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시드 투자를 통해 450만 달러(약 64억 8,000만 원)를 확보한 이셀프의 첫 대형 사업이다. 회사 측은 실시간 이미지 생성과 시각적 설명 기능으로 인해 컴퓨팅 비용이 일반 생성형 AI보다 상당히 높지만, 구독형 결제 방식(월 10~20달러, 약 1만 4,400~2만 8,800원)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식 출시는 오는 9월로 예정돼 있으며, 전 학년·전 과목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