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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에도 비트코인이 움직이는 이유는?…카이코 리서치, ‘금리 기대 변화’에 주목

비트코인(BTC)의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자체보다 ‘금리 기대의 변화’라는 분석이 나왔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앤드루 양은 2026년 9월 15일 보고서에서 과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후의 시장 반응을 분석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금리 인상·인하·동결 여부보다 발표 내용이 기존 전망을 얼마나 바꾸는지가 가격 변동을 설명하는 데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연준의 정책 소통 방식이 달라지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환경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봤다. 시장이 예상한 결정을 확인하는 회의보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회의에서 비트코인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금리와의 상관관계도 정책 전환기에 흔들렸다

카이코가 SPY를 기준으로 측정한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의 상관관계는 지난 3년간 대체로 양수를 유지했지만, 주요 정책 이벤트를 전후해 흔들렸다. 특히 2025년 7월 29~30일 FOMC 회의 무렵에는 이동 상관계수가 일시적으로 음수로 전환됐다. 주식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관계가 잠시 끊어진 셈이다.

이후 두 자산의 상관계수는 2026년 들어 다시 0.4를 웃돌았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를 연준의 다음 행보에 대한 확신이 약해질 때 자산 간 연관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상관관계의 변화만으로 개별 가격 움직임의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비트코인 수익률과 연준 금리 변동 사이의 12개월 이동 상관계수 역시 일정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대부분 음수였던 상관계수는 2024년 말과 2026년 초 전후 두 차례 양수로 돌아섰다. 2026년에는 과거처럼 큰 음수로 내려가지 않고 0 부근에 머물렀다. 카이코는 이를 시장이 통화 완화 기대를 이미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리 수준 자체의 설명력이 낮아진 양상으로 해석했다.

정책 신호 줄어든 시장, 물가 지표에 쏠리는 시선

카이코 리서치는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는 배경으로 연준의 소통 방식 변화를 지목했다. 보고서는 제롬 파월의 뒤를 이은 케빈 워시가 8월 28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연준과 시장이 서로의 반응을 예상하는 데 집중하면 실물경제에 대한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반면 보고서에 소개된 크리스토퍼 월러의 발언은 물가 둔화 추이를 지켜보며 조건부로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원들의 메시지가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정책 경로를 예측할 단서도 불명확해졌다는 평가다.

경제 지표 역시 판단을 어렵게 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미국 실업률은 지난 1년간 4.1~4.5% 범위에서 움직였다. 인플레이션은 2025년 말까지 둔화하다가 2026년 봄 다시 4%를 넘어선 뒤 약 3.4%로 낮아졌지만, 연준 목표인 2%를 웃돌았다. 노동시장에서 긴급한 대응을 요구하는 신호가 제한적인 가운데 물가 흐름이 다음 결정의 주요 변수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카이코에 따르면 비트코인 변동성은 2026년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잭슨홀 연설 직후 급등했다가 완화된 뒤 9월 들어 다시 상승했다. 보고서는 시장이 달라진 연준의 소통 방식에 어느 정도 비중을 둬야 할지 재평가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같은 금리 동결에도 반응 가른 것은 예상과의 차이

금리 기대가 가격을 움직인 대표 사례는 2024년 3월 20일 FOMC 회의다. 당시 연준의 금리 동결은 예상된 결과였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집중됐다. 앞서 1~2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연준은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이면서도 세 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카이코는 비트코인의 큰 가격 반응을 이끈 요인이 동결 자체가 아니라 우려보다 완화적이었던 정책 신호라고 분석했다. 결정의 명칭이 같더라도 시장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CPI 발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2월 13일 CPI 상승률이 예상치 2.5%보다 낮은 2.4%로 발표되자 비트코인이 상승했다. 반대로 2024년 2월 13일에는 예상보다 높은 CPI가 매도세를 불렀다. 두 사례 모두 물가 수치가 기존 금리 전망을 바꾸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예외도 있었다. 2024년 8월 14일에는 CPI가 예상보다 낮았는데도 발표 후 두 시간 동안 가격이 약 2.2% 하락했다. 불과 9일 전인 8월 5일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위험자산 매도 속에 비트코인이 한때 약 4만9000달러까지 밀린 상황이었다. 카이코는 당시 남아 있던 위험 회피 심리가 물가 둔화의 긍정적 효과를 압도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카이코 리서치의 분석은 다음 FOMC를 해석할 때도 발표 결과와 시장의 사전 기대 사이의 차이를 살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둔다. 예상에 부합한 동결보다 예상 밖의 점도표나 물가 지표가 향후 금리 경로를 크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방향과 변동성을 판단하려면 금리 결정에 더해 정책 메시지, 물가 흐름,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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