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니 2.5 프로'로 AI 전쟁 반격…기업용 최적화로 GPT 견제

구글(GOOGL)이 조용히 공개한 최신 인공지능 모델 ‘제미니 2.5 프로(Gemini 2.5 Pro)’가 기업용 AI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픈AI의 새 이미지 생성 기능이 SNS에서 이목을 끄는 사이, 제미니 2.5 프로는 실용성과 투명성, 그리고 복잡한 추론 능력을 갖춘 *비즈니스 최적화 모델*로 평가받으며 수면 아래 강하게 부상 중이다.

제미니 2.5 프로의 가장 큰 차별점은 *추론 과정의 명료성*이다. 구글은 단계별 사고 과정을 훈련 구조에 통합해, 모델이 각 결론에 어떻게 도달했는지를 사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는 단순 결과 제공에 그치지 않고, 정책 분석, 코드 리뷰, 연구 요약 등과 같은 고차원적 업무에서 모델의 판단력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준다. 특히, 기업 고객 입장에선 알 수 없는 ‘블랙박스’ 대신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체계가 갖춰진 도구는 더욱 매력적이다.

성능 측면에서도 제미니 2.5 프로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전 세계 대규모 언어모델 순위를 집계하는 ‘채팅봇 아레나(Chatbot Arena)’에서 오픈AI의 GPT-4o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며, 단순히 벤치마크 지표의 개선을 넘어 실제 사용 감각에서도 뛰어난 모델로 판단되고 있다. 주요 활용 영역은 코드 작성, 복잡한 문제 해결, 문서 기반 종합 분석 등인데, 특히 추상적 개념을 다루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

개발자들이 특히 주목할만한 기능은 강화된 *코딩 지원 능력*이다. 이전까지는 오픈AI나 앤트로픽의 클로드에 비해 열세였던 구글이 반전을 꾀한 셈이다. 테스트에서는 간단한 테트리스 게임을 단번에 완성하고 버그 없이 실행하는 성과를 보여줬으며, 코드 구성도 체계적으로 짜여 있었다. 특히 100만 토큰이라는 초대형 컨텍스트 윈도우는 방대한 코드베이스를 순차적으로 탐색하고 필요한 수정안을 제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는 기존 경쟁 모델의 두 배 수준이며, 복잡한 구조의 대규모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도 적용 가능한 수준이다.

*멀티모달 추론 능력*도 뛰어나다. 예컨대 기술 문서에서 핵심 개념을 추출해 시각화한 뒤, 결과를 피드백 받은 후 개선하는 능력까지 보여준다. 단순 표현이 아닌 능동적 해석과 탐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미지를 기반으로 시맨틱 검색을 수행하거나 행사 정보를 도출하는 등의 실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추론 기반의 에이전트 시스템을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는 기능적 진화를 의미한다.

무엇보다 ‘실제로 쓰기 좋은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제미니는 경쟁 모델에 비해 일상 사용률이 낮았지만, 이번 2.5 프로는 개발자 도구 연동, 스튜디오에서의 손쉬운 테스트, 정확도 높은 응답 등 실무 친화적인 요소가 대거 반영됐다. 다만, 아직 구글 클라우드의 Vertex AI 플랫폼에는 통합되지 않았고, 지연 시간이나 요금 정책 등에선 확인이 필요한 단계다.

문장 자연스러움이나 파워 유저를 위한 문학적 표현 면에서는 여전히 GPT 계열 모델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중요시하는 *추론 품질, 투명성, 통합성* 측면에서 제미니 2.5 프로는 확실한 진전을 이뤘다. 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쉬둥 황(Xuedong Huang)이 “구글은 다시 최고의 모델을 보유했다”고 얘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경쟁이 치열한 대형언어모델 시장에서 구글이 다시 리더십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업 고객들의 선택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