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L에서 결제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활용이 늘어도 XRP 수요가 같은 비율로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트워크 활동 확대가 XRP의 수수료·준비금·브리지 자산 활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모든 거래가 XRP를 직접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1셰어스(21Shares)는 9월 14일 공개한 분석에서 XRPL 활용 확대가 XRP 수요를 높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21셰어스는 XRP가 거래 수수료와 계정 준비금, 자산 간 거래를 연결하는 브리지 자산으로 쓰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XRPL 거래는 3~5초 안에 처리되며 비용은 약 0.0002달러다. 기본 거래 수수료는 0.00001 XRP이고, 거래가 처리될 때 일부 XRP가 소각된다. 2012년 이후 소각량은 1400만 XRP를 넘었다.
소각량은 전체 발행량 1000억 XRP의 약 0.014%에 해당한다. 21셰어스는 이 정도 규모의 소각만으로 공급 희소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보기 어렵고, 소각 기능은 공급 감소보다 네트워크 보안 장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XRP는 XRPL 계정과 원장 내 항목을 유지하는 데도 필요하다. XRPL 공식 문서상 메인넷 기본 준비금은 계정당 1 XRP이며, 소유자 준비금은 원장 항목당 0.2 XRP다. 계정과 신뢰선, 주문 등 기록 항목이 늘면 준비금 수요도 함께 발생한다.
토큰화 자산과 RLUSD 확대는 XRPL 활용 논리의 핵심으로 제시됐다. 21셰어스는 XRPL의 토큰화 자산 규모를 약 40억달러(약 5조5480억원)로 평가했다. 채권과 펀드 등 토큰화 자산은 자체 토큰으로 거래될 수 있지만, XRP는 수수료와 준비금, 유동성 연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LUSD 공급량은 집계 자료마다 차이가 있다. 21셰어스는 전체 공급량을 약 16억달러(약 2조2192억원)로 제시했지만, 리플은 9월 3일 기준 총 유통량을 23억9560만달러(약 3조3220억원)로 공시했다. 두 수치의 기준일과 집계 범위가 같은지는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리플은 RLUSD가 XRP Ledger와 이더리움 등 여러 네트워크에서 발행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전체 공급량과 XRPL 내 유통량을 비교할 때는 체인별 분포와 기준일을 함께 봐야 한다.
Evernorth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RLUSD의 XRPL 내 비중이 2026년 4월 약 17%에서 6월 30일 약 52%로 높아졌다고 제시했다. RLUSD와 XRP 거래쌍은 2026년 6월까지 6개월 동안 약 9억달러(약 1조2483억원)를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RLUSD 거래가 실제 XRP 보유나 매수 수요를 어느 정도 유발했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늘어도 자체 토큰이나 다른 유동성 경로를 통해 거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1셰어스는 XRPL의 탈중앙화금융(DeFi) 규모를 3000만달러 이상(약 416억1000만원)으로 평가했다. XRPL의 기본 탈중앙화거래소에서는 XRP가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 사이의 중간 거래쌍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DeFi 대출 등 일부 기능은 개발 또는 제안 단계에 있다. 현재 확인된 수치만으로는 관련 기능의 실제 사용량이나 XRP 수요 기여도를 확정하기 어렵다.
XRPL의 최근 활동량도 네트워크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 XRP 수요와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21셰어스는 지난 1년간 XRPL이 하루 평균 약 170만건의 거래와 약 13억달러(약 1조8031억원)의 온체인 가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앞선 분석에서도 XRPL 거래량과 XRP 수요는 별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에도 스테이블코인과 거래량 증가가 XRP의 직접적인 보유 수요로 이어지는지는 별도 문제로 제시됐다.
결국 핵심은 XRPL 활동의 증가 자체가 아니라 그중 어느 정도가 XRP를 직접 필요로 하는지다. 수수료·준비금·브리지 유동성 사용량과 XRP 경유 거래 비중이 함께 확인돼야 네트워크 확장과 XRP 수요 사이의 연결고리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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