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가 공식 발표 전에 유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공직자 기강 해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가상화폐 규제를 논의하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었다. 또한 회의를 마치고 오후 2시 36분경 국무총리실 출입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내용을 담은 발표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오후 12시 무렵,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 '보도자료 초안'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올라왔다. 해당 문건은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유출된 보도자료 초안에는 금융기관의 가상화폐 보유·매입 금지, 미성년자·외국인 계좌개설 금지 등 정부가 어제 발표한 가상화폐 규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2시간 40분 전에 이미 시장은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있었던 셈이다.
▲ 사전 유출된 해당 문건
투자자들은 어제 정부가 발표한 가상화폐 규제 방향을 두고 '생각보다 약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해당 문건 유출은 사안의 특성상 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일부 투자자들만 이득을 보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주식시장으로 치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해당 문건 유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총리는 "어제 가상통화를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는가에 관한 최종 발표가 나오기 2시간 40분 전에 보도자료 초안이 유출된 사고가 있었다"며 "이는 공직자들이 온당하지 못한 외부세력과 내통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이 아직도 공직사회 내부에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충격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 "반드시 밝혀내서 엄단하고 다시는 그런 사람들이 공직을 무대로 딴짓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