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제도권 금융사들이 가상화폐를 취급·거래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원장은 "가상통화는 화폐도 아니고 금융상품도 아니다"라며 "제도권 금융사가 거래소를 만든다면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권 금융회사가 직접적으로 거래하거나 거래 여건을 조성하는 행위는 절대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같은 발언은 가상화폐 거래가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는 금융위원회 입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 11일 금융위 김용범 부위원장은 "그동안 가상통화 거래소를 부수 업무로 하게 허용해달라고 한 금융회사가 여러 곳 있었지만 다 못하게 막았다"며 "앞으로도 금융회사는 가상통화 관련 거래를 취급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원장은 가상통화 거래 전면금지와 관련해서는 금융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블록체인 등 핀테크 기술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
최 원장은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화 되는 것에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며 "부처간에 조금 이견이 있지만 가상통화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에서 조만간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상통화를) 완전히 봉쇄하면 여러가지 핀테크 기술 발전에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해외 금융당국 역시 가상통화에 대해 한국과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원장은 "지난주 회의에서 만난 해외 금융감독기관장들도 가상통화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며 "대부분 관망하자는 입장인데, 우리나라는 가상통화 거래량이 전 세계 20%를 넘다보니 우리가 어떻게 할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