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활용을 모색해 온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처음으로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주도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금융은 현재 글로벌 금융권 중심의 R3 컨소시엄에 속해 있다.
25일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블록체인의 활용 성과는 결국 어떤 컨소시엄을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컨소시엄은 R3 컨소시엄이나 하이퍼레저 또는 최근 결성된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 등이 아닌, 실질적인 필요에 의해 구성되는 사용자 중심의 협력체를 뜻한다.
최근에는 일본 금융회사로부터 함께 작업할 것을 요청받았지만 고사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단순하게 ‘전산’ 작업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윤곽을 드러낼 하나금융 중심의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한차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가급적 굵직한 곳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다며,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서도 실질적으로 큰 진전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지난 2016년 4월 R3 컨소시엄에 국내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가입하면서, 다른 은행들의 연쇄적 ‘묻지마 가입’ 현상을 야기시킨 바 있다. R3 회원 재가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하나금융은 회원을 갱신, 잔류하면서 배경이나 조건에 대해서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이성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