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SEC 신임 위원장 등 긍정적인 소식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열기를 더하는 가운데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중앙은행 수장들은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월 14일 암호화폐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강력히 피력했다.
연준 의장은 "암호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다. 결제 수단으로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수천년 간 실제하지 않는 특별한 가치가 부여된 금과 비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인터넷 생중계 기자 간담회에서 "내재 가치가 없고 지급 수단으로 쓰이는 데 제약이 크다는 건은 팩트"라고 발언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는 대단히 어렵고 변동성도 매우 크다"며 "암호화폐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고 경고했다.
쉴라 워런(Sheila Warren) 세계경제포럼(WEF)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수석은 4월 15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그는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이 암호화폐 산업의 새로운 촉진제가 될 것"이라면서 "산업 정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통 금융권의 수호자들이 호황을 맞이한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노력을 크게 강화할 태세"라면서 "곧 드라마틱한 암호화폐가 규제가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의 활동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 따라 규제 기관이 관여해야 한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투자자들 "비트코인 10만 달러 기대"
암호화폐 투자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에도 2020년 300%의 연 성장률을 목격한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이 2021년 1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커런시닷컴(Currency.com)은 2021년 4월 8일(이하 현지시간) 플랫폼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0%가량이 '비트코인은 1년 안에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을 전망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2021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15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 응답자 68.4%는 투자 포트폴리오 30% 상당을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량을 할애한 응답자는 11.1%, 절반 이상을 할애한 응답자는 20.6%로 확인됐다. 40.7%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에 모두 투자하고 있으며 약 30%가 비트코인에만, 13.5%가 이더리움에만 투자하고 있다. 10.3%는 상위 주요 암호화폐가 아닌 알트코인에만 투자하고 있다고 밝혀다. 2.2%는 디파이(DeFi) 투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용자 과반 이상(53.8%)은 비트코인이 1년 내 5만~10만 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7.3%는 2만 5000~5만 달러, 8.6%는 25,000달러 미만으로 하락할 것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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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실제 가치와 일치하는지에 대한 투자자 의견도 갈렸다. 응답자 44.8%는 비트코인 가격이 실제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35.6%는 비트코인이 실제 가치보다 과대평가됐다고 응답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과소평가됐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9.5% 수준이다.
응답자 44.2%가 2021년 암호화폐 시장 상승을 전망했으며 22.1%는 2021년 약세장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71% 응답자는 암호화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암호화폐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얻었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1.9%에 그쳤다.
업계 전망은?
미국 뉴스위크는 4월 14일 장기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달러 하락에 대한 헷지 수단으로 보고 장기 투자에 나서면서 공급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의 장기 가격을 끌어 올리고 변동성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비트코인 시총이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애셋대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페이스북을 제치고 시총 6위에 올라있다.
매체는 "아마존 시총이 1조 달러가 되는 데 24년이 걸렸다. 구글은 21년이 걸렸다. 비트코인은 12년 만에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기관 지원을 받아 빠른 속도로 유명 기업들의 시총을 역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낙관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 갤럭시 디지털 CEO는 코인베이스 상장으로 시장이 과도하게 들떠있다며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2021년 4월 14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도지코인 같은 암호화폐나 SEC와 소송 중인 XRP도 엄청난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시장이 광란의 도가니라는 뜻이다. 현재 시장 상황이 결코 좋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불마켓이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할 때가 시장의 조정이 진행되는 시점"이라며 "금융 시장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리스크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부정적인 발언에 비트코인은 6만 5000달러를 앞둔 상태에서 6만 2000달러까지 후퇴했다. 2021년 4월 16일 오후 3시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 16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