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앞서 미국과는 구별된 독자적 경제 시스템 구축을 언급한 마스 외무장관의 코멘트를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 단정지으며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22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는 폴리티코, CNBC방송 등이 참여한 기자회견에서 마스 장관의 주장을 "사전에 의논하지 않은 '개인적 의견'일 뿐이며 미국과 유럽의 안보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언급하며 미국 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앞서 마스 장관은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인 결제 네트워크를 조성해 유럽의 경제적 자치권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활용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르켈 총리는 "마스 장관의 발언은 내가 '이미 국제 정세가 변하고 있고 유럽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고 표현한 것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대응했다.
마스 장관의 주장이 국제 정세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인 만큼 메르켈 총리는 차분한 응대로 논란을 덮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중요하며, 특히 안보 분야에서 그러하다"고 말해 미국과의 관계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과의 거래에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코멘트를 남기며 이란 및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들에게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현재 이란과 거래해 온 유럽의 주요 다국적 기업들은 대부분 거래를 중단한 상황이다.
메르켈 총리와 마스 장관의 이견은 미국 정부가 이란, 터키 등의 국가들에 취했던 경제 제재가 유럽 지도자들의 정상적인 경제 시스템 구축이나 미국 정부에 일관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데도 어려움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권승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