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암호화폐 전면 금지를 결정했던 짐바브웨 준비은행이 암호화폐 기업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개발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크로니클(Chronicle)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 경제포럼에서 짐바브웨 준비은행 금융시장 및 국가결제시스템 부문의 조세팟 무테파(Josephat Mutepfa) 부수석은 암호화폐 기업을 위한 특수 규제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부수석은 준비은행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업의 독자적인 운영이 가능한지 검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샌드박스에 들어오면, 시장에 실제 상품을 내놓게 되거나, 라이선스 등 필요 규제 지침에 대한 안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화폐가 규제 문제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지만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짐바브웨 젊은층 사이에 암호화폐 인기가 높아지면서 산업을 규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짐바브웨의 법정화폐 고갈과 외환 위기 상황에서 P2P 암호화폐 거래소 및 비트코인 이용이 급증했다. 정부는 암호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했지만 시스템 특성상 거래를 완전 차단하지는 못했었다.
짐바브웨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오랫동안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1990년대 무리한 토지개혁 등으로 경제위기를 맞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무리하게 화폐를 찍어냈다. 2000년초부터 2009년까지 물가가 5000억%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짐바브웨는 2009년 자국 법정화폐를 포기하고 주로 남아공란드와 미국 달러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법정화폐 재도입 시도가 있었지만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명확한 규제 체계 아래 암호화폐를 수용하면서, 짐바브웨 화폐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