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단순 투자 수단이 아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국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최근 LG CNS와 손잡고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구축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한국조폐공사는 화폐·상품권·주민등록증을 발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조폐공사는 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지역화폐나 온라인 상품권을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LG CNS ‘모나체인’을 기반으로 ▲지역화폐 서비스 ▲모바일 인증 서비스 ▲문서 인증 서비스 등 3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중 ‘지역 화폐 서비스’는 개인 휴대기기에 디지털 지갑을 생성하고 이 지갑에 디지털 상품권을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공공영역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청년수당, 양육수당 등을 골목상권, 전통시장 등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하려는 공공기관의 움직임이 올 들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는 2016년부터 활용해온 지역화폐를 활성화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노원(NW)’을 지난 2월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노원구 내 개인이나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자원봉사, 기부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 노원구는 노원을 지급한다. 지역주민들은 적립받은 노원을 노원구 내 가맹 상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활성화에 실패했던 지역화폐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거래비용을 줄여 지역화폐의 활용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지역화폐는 대부분 지류 형태로 발행되어 발행 및 사용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집계가 어렵고 발행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뒤따랐다.
한편 암호화폐는 발행을 위해 현금을 투입할 필요가 없고, 암호화폐 인센티브를 통해 자원봉사, 기부 등 공익 활동을 증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지난 4월 발간한 ‘지역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 보고서에서 황영순 연구위원은 “복지수당과 보조금 지급에서 대두되는 문제의 하나가 부정수급”이라며 “블록체인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거래내역 추적과 모니터링이 수월해지므로 예산누수 방지와 정책효과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예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