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미국 사업부(Binance US)의 지분 매각을 두고 트럼프 일가와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바이낸스가 트럼프 가문과 논의를 벌였으며, 동시에 자오 창펑 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사면 가능성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자오 전 CEO는 2023년 미국의 자금 세탁 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바이낸스는 이와 관련해 43억 달러(약 6조 1,920억 원)의 벌금을 납부했으며, 자오 전 CEO는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바이낸스의 최대 주주로 남아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직접적으로 또는 지난해 출범한 가상자산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Inc.)'을 통해 바이낸스 US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기업은 트럼프 일가가 전체 수익의 75%를 가져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측과 바이낸스 간 협상에서 스테이블 코인 발행 관련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고 전했다.
자오 전 CEO에 대한 사면 논의도 바이낸스 측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사면이 이루어진다면 바이낸스는 미국 내 금융업체 및 투자자와의 협력을 확대할 수 있으며, 유럽연합(EU)에서도 가상자산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데 용이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EU 규정상 자금 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영진이 포함된 기업은 라이선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낸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트럼프 진영과의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낸스 경영진은 가상자산 기업 트론(TRON)을 창립한 저스틴 선(Justin Sun)의 사례를 참고했다고 한다. 선은 트럼프 가문이 월드 리버티를 출범한 직후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으며,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에 대한 사기 혐의 소송 진행을 일시 중단했다.
한편, 바이낸스는 여전히 여러 국가에서 법적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재선 이후에도 이러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으며, 바이낸스의 향후 법적 대응과 정치적 접근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