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채굴 장비 제조업체 비긴 블록체인(Bgin Blockchain)이 미국에서 5,000만 달러(약 720억 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비긴 블록체인은 2019년 설립된 기업으로, 주력 사업은 카스파(KAS), 알레피움(ALPH), 래디언트(RXD) 등 알트코인의 채굴 장비 생산 및 판매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2년 회계연도 동안 대부분의 매출이 암호화폐 채굴에서 발생했으며, 2023년 4월부터 자체 채굴 장비를 판매하면서 전체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같은 비긴 블록체인의 상장 추진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암호화폐 기업들의 IPO 붐의 일환으로 보인다. 최근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미국 증권당국의 규제 환경이 개선되면서 5월이나 6월까지 여러 암호화폐 기업이 상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eToro)는 지난 12일 SEC에 IPO 관련 예비 신청서를 제출했고,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 회사인 비트고(BitGo) 또한 올해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 역시 조만간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 암호화폐 기업의 IPO 성공 여부는 규제 변화와 금융 기관과의 협업에 달려 있다. 대형 은행들은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미 의회도 디지털 자산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암호화폐 기업들의 상장은 점차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IPO 시장이 활성화되면 주요 기업들이 전통 금융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며 "명확한 규제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더 많은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