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은행들이 암호화폐 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규제 완화 움직임을 활용해 대형 투자자와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커스터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게 핵심이다.
'더 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스테이트 스트리트(STT), BNY멜론(BK), 씨티그룹(C)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은 자산 운용사, 헤지펀드, 연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커스터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암호화폐 전문 커스터디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을 전통 금융권이 흔들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움직임은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을 대거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시장 규모가 약 3조 2,000억 달러(약 4,640조 원)에 달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시장 안정성과 신뢰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들은 커스터디 서비스 외에도 암호화폐 거래 및 대출 서비스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규제 당국의 엄격한 감독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기존의 암호화폐 기업과 협력해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일부 서비스를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코인베이스(COIN) 등 암호화폐 기업들도 전통 금융권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존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변화가 은행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스테이트 스트리트(STT)의 주가는 14%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씨티그룹(C)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5.6% 상승률이 예상됐다.
미국 금융권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산업 간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앞으로 규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금융 기관이 주도권을 쥐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