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9만~11만 달러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1조9,000억 달러(약 2,755조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Fed의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이 압박을 받았으나,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미국 내 비트코인 준비금 정책이 주목을 받으며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명확한 암호화폐 규제안이 나와야 본격적인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 CPI 데이터, 비트코인 향방 가를까?
미국이 이번 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 예상치는 전월 대비 0.3% 상승으로 다소 완화된 인플레이션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전월 0.4% 상승).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3% 증가가 전망되며, 이는 12월의 0.2%보다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도 있지만, Fed가 이를 근거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강한 상승세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 Fed의 긴축 기조에 제동 걸린 비트코인
제롬 파월(Jerome Powell) Fed 의장은 최근 발언에서 당장 금리를 내릴 계획이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블랙록(BlackRock)과 RBC 등 대형 금융기관도 연준이 올해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올해 안에 단 한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54%에 불과하다. 중립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며, 암호화폐보다는 전통적인 투자자산이 더 매력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 닐 세티(Neil Sethi)는 "6월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이 48%로 하락했고, 2025년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 역시 42%로 낮아졌다"며 "일각에서는 Fed가 아예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20%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인플레이션 전망, 추가 압력될 가능성 높아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도 비트코인 시장에 부담을 줄 요소다. Mott Capital Management에 따르면, 향후 2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8%까지 상승해 2023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Fed가 금리 인하 결정을 미루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무역 긴장과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CPI 지표가 예상치를 넘어서면 비트코인이 박스권 하단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고, 만약 예상보다 낮다면 단기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Fed의 정책 전환이 없이는 비트코인이 현재의 횡보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