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이 공식 밈코인을 출시했다는 발표가 AI 딥페이크 탐지기에 의해 ‘의심스러운’ 것으로 판별됐다. 해당 토큰의 시가총액은 9일(현지시간) 5억 3,000만 달러(약 7,685억 원)에 도달했으나, 전문가들은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파우스탱 아르샹 투아데라(Faustin-Archange Touadera) CAR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공식 밈코인 출시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 발전을 위한 실험"이라며,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CAR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AI 탐지기 두 곳은 공개된 영상이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딥페이크’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해당 밈코인은 솔라나(SOL) 기반의 펌프닷펀(Pump.fun) 플랫폼에서 출시됐다. DEX스크리너(DexScreener) 데이터에 따르면 이 코인은 단기간에 폭등하며 5억 2,700만 달러(약 7,641억 원)까지 가치가 상승했다. 공식 웹사이트에는 투아데라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토큰 배분 계획도 명시돼 있다.
그러나 AI 기반 탐지기인 딥웨어(Deepware)는 대통령의 영상이 ‘의심스럽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또 다른 딥페이크 탐지기는 해당 영상이 ‘82% 확률로 AI 합성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탐지 모델 ‘아바트리파이(Avatrify)’와 딥웨어 자체 딥페이크 검출기는 이를 딥페이크로 규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CAR 대통령의 X 계정이 해킹돼 해당 밈코인이 사기 프로젝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요카이 류진(Yokai Ryujin) 언리빌드XYZ(Unrevealed XYZ) 창립자는 X를 통해 "CAR 밈코인의 웹사이트 도메인이 단 3일 전에 등록됐는데, 이는 국가 차원의 공식 프로젝트에서 보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도메인 등록 업체 네임칩(Namecheap)은 "해당 서비스가 남용됐다"며 계정을 일시 정지시켰지만, 웹사이트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익명의 X 사용자는 "대통령이 직접 코인을 출시할 가능성이 낮다. 발표 트윗의 표현도 부자연스럽고, 현지 기준 자정 무렵에 발표된 것 역시 의심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공식 언어가 프랑스어인 CAR의 발표문이 영어로만 작성된 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밈코인의 공식 X 계정(@Carmeme_news)은 플랫폼 운영 정책 위반으로 계정이 정지되었으며, 투아데라 대통령은 이를 복구하기 위해 X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주간 정치인 및 유명 프로젝트의 공식 X 계정 해킹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 전 총리와 솔라나 DEX 애그리게이터 주피터(Jupiter)의 계정이 해킹되며 밈코인 사기가 진행된 바 있다.
CAR는 암호화폐 도입에 있어서 과거부터 급진적인 행보를 보였다. 2022년 4월, CAR 정부는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으며, 암호화폐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밈코인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인정될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