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도입 추진… 50대 이상 투자자 수요 급증

한국금융투자협회(KOFIA)가 국내 증시에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하며, 특히 50대 이상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한국경제에 따르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고위험 요소가 크다면서, 기관이 관리하는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기반 ETF가 보다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승리 이후 한국에서는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가입자가 450% 급증했다. 특히 이 중 40대 이상 투자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전통적인 자산보다 디지털 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자본시장법상 금융위원회(FSC)는 암호화폐를 기초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이 암호화폐 ETF를 출시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한국 정부는 ‘가상자산위원회’를 출범해 법인 계좌 및 암호화폐 ETF 허용 여부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최근 진행된 회의에서는 법인들의 암호화폐 거래 계좌 개설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중심으로 법인 계좌 개설 제한 완화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며, 암호화폐 관련 금융상품의 허용 범위를 확대할지도 검토 대상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암호화폐 시장 중 하나로, 원화 거래 규모가 올해 1분기 기준 미국 달러를 제치고 가장 많이 거래된 법정화폐로 기록됐다. 하지만 강력한 ‘자금세탁방지(AML)’ 조치로 인해, 은행과 제휴한 소수의 거래소에서만 원화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원화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단 5곳에 불과하다. 투자자가 원화 입출금을 하려면 실명 계좌를 은행에서 개설해야 하며, 이로 인해 법인 및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진입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KOFIA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제도권 내에서 안전한 암호화폐 투자 수단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가 향후 국내 증시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