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엔도 샌드박스 일본지사 최고경영자(CEO)가 25일 개최된 웹X 컨퍼런스에서 일본의 지식재산권(IP) 산업에 대해 토호, 아사히TV 담당자들과 대담을 진행했다.
샌드박스 일본지사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확장을 진행해왔으며, 현재는 열 명 정도의 인원이 일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샌드박스 측은 "IP 산업의 선두주자로 샌드박스 재팬이 자리잡을 수 있던 원동력은 신뢰감이라고 생각한다"며 "IP산업군에 있던 기존 관계자들은 웹3와 IP가 결합될 경우 이미지나 브랜딩에 있어 기존에 구축해왔던 것들이 깨질까 두려움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약 단계에서 IP를 가지고 있는 쪽이 굉장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유키 엔도 CEO는 "그래도 요즘에는 IP를 '지킨다'는 자세가 점점 바뀌고는 있다"며 "웹3가 웹2의 연장선인만큼, 기존의 고유 가치를 유지하면서 진화하는 것은 진화하는대로 받아들이는 일종의 새로운 것을 수용하려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부분에서 샌드박스 재팬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에 수많은 IP 관련 파트너십 요청을 받고 있다"며 "이런 신뢰성이 곧 업계 메리트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타무야 카야키 토호 웹3 IP 개발팀장 역시 이에 동의했다.
타무야 카야키 팀장은 "사실 원래 주업이 기존 드라마의 캐릭터를 발전시키거나, 관련 IP 사업을 확장시키는 업무였는데, 최근에는 회사 내부적으로 이를 웹3와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며 "토호에서 '히트를 쳤던'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어려움 겪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토호는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와 고질라 판권 계약을 해온 대표 기업이다. 카야키 팀장은 "이렇게 장기적으로 판권을 가지고 있던 '고질라' 같은 IP 활용이 역으로 어렵다고 느꼈다"며 샌드박스가 언급한 기존IP 활용에 있어서 저작권자들이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는데에 동의했다.
이어 "다만 이것이 저작권자들의 '고집'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약 일 년 전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웹3와 결합시킬 때 이 비즈니스의 소비세는 얼마일까부터 세세한 요소까지 까다로움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도 어려운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정리해나가면서 오리지널 IP를 기반으로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키라 마츠자와 아사히TV 매니저는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같은 전통 방송국도 2-3년 전부터 웹3와 NFT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쪽은 게임보다는 아티스트나 음악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IP 산업의 영역확장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사가 시범운영중인 모후모후(일본어로 부드럽고 푹신푹신하다는 의미) 메타버스를 소개하며 "아사히 뮤직 자회사 주도 아래 누구나 팬이 되고 자신의 아티스트를 지지할 수 있다"며 "이 수익구조를 스마트컨트랙트로 관리하며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스토리텔링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메인 산업을 유지하면서 나머지는 대중참여형으로 운영하는 것이 우리 IP 산업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형태의 산업이 최근 일본에서는 성행하고 있다. 일본 가수 최정상에 있는 요아소비 그룹 역시 소니사가 만든 플랫폼을 기반으로 음악을 작업하기 때문이다.
해당 플랫폼은 '모노가타리(구전되는 이야기)' 플랫폼에서 소설이 투고되면, 이를 바탕으로 요아소비 그룹이 노래를 만든다. 웹3 영역은 아니지만 이미 산업 전반에서 스토리텔링 위주의 대중참여형 플랫폼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대중참여형에 대해서는 세 기업이 모두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결국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관건"이라며 "일본 시장이 글로벌 시각에서 보기에는 진입이 어려울 수 있지만, IP 강국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개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엔도 CEO는 "시장 버블, 경제적 가치 문제 등을 제외하고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며 "팬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팬의 범위'를 확장시켜나가는것, 이를 위한 콜라보레이션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것 등이 결국 대중의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며 대담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