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니쇼(Renishaw, $RSW)가 AI용 반도체 제조장비 수요에 힘입어 2026 회계연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정밀 측정·엔코더 사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레니쇼는 23일 최종 실적 발표에서 6월 30일 종료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보다 14% 증가한 8억1580만파운드라고 밝혔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매출 증가율은 17%였고, 조정 세전이익은 32% 늘어난 1억6800만파운드로 집계됐다.
성장 폭이 가장 컸던 사업은 포지션 측정(Position Measurement) 부문이다. 이 부문 매출은 2억6090만파운드로 26% 증가했고, 조정 영업이익은 7150만파운드로 5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22.5%에서 27.4%로 상승했다.
레니쇼는 대규모 언어 모델과 추론용 반도체 수요 확대가 제조업체의 생산능력 투자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윌 리(Will Lee) 레니쇼 최고경영자는 "FY2027은 반도체 제조장비 수요의 현재 상승세에 힘입어 강하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수요가 칩 제조사를 넘어 장비와 부품 공급업체의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분기 흐름도 강했다. 4분기 매출은 2억4420만파운드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고, 레니쇼는 4분기 말까지 수주잔고가 계속 늘었다고 밝혔다.
연간 실적과 분기 실적의 개선 폭에는 AI 반도체 투자 확대가 반영됐다. 다만 회사는 일부 전통 산업의 수요가 정체됐다고 밝혀 사업 전반이 같은 속도로 성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ASML($ASML)도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투자가 로직·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높이고 고객사의 생산능력 확대를 촉진했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93억유로, 순이익은 29억유로였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역시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확산이 소재공학 솔루션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분기 매출은 91억2000만달러(약 12조35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AI용 칩과 고대역폭 메모리, 첨단 패키징에 필요한 계측·공정 장비를 새로 선보였다고 밝혔다. 대형 장비업체의 실적 개선은 AI 투자가 반도체 제조공정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레니쇼의 실적은 최종 칩 제조사와 노광 장비업체뿐 아니라 위치 측정과 공정 정밀도를 담당하는 부품업체에도 수요 확대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엔코더는 장비의 위치와 움직임을 측정해 웨이퍼 공정의 정밀도를 유지하는 부품이다.
반도체 제조장비에서 엔코더와 계측 장비는 생산 과정의 위치 제어와 측정 정확도를 담당한다. 장비 투자가 늘어날 때 완제품 장비뿐 아니라 이 같은 정밀 부품의 수요도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다만 레니쇼의 조정 영업현금흐름 전환율은 전년 91%에서 79%로 낮아졌다. 반도체 수요의 경기순환성, 지정학적 불확실성, 무역 규제와 환율은 향후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레니쇼는 23일 최종 실적 발표에서 FY2027 매출과 이익, 영업이익률이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전망으로, 향후 수주잔고와 분기별 반도체 장비 매출에서 실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전통 산업 수요 정체와 현금흐름 전환율 하락이 함께 나타난 만큼, 다음 실적에서는 성장세의 지속 여부와 수익성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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