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예금보험자협회(IADI)가 보험 대상 금융기관이 청산될 때 대부분의 보험 예금자에게 7영업일 이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역량과 절차를 국제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번 개정은 2023년 미국과 스위스에서 발생한 은행권 혼란과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를 반영했다.
IADI는 2025년 9월 9일 집행위원회 승인 뒤 예금보험제도 실효성 핵심원칙을 개정했다. 개정 원칙은 2025년 11월 공개됐으며, 예금보험제도의 설계·운영·평가를 위한 국제 기준으로 활용된다. IADI 개정 원문
핵심원칙은 2009년 IADI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공동 제정했다. 2014년 개정 이후 다시 손질된 이번 원칙은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 부실은행 정리절차에서 예금보험자의 역할 확대, 디지털 혁신과 사이버 위험을 반영했다.
개정 원칙은 예금보험자를 감독당국·정리당국·최종대부자·정부 등 금융안전망 참여기관과 연결된 체계로 규정했다. 위기 때 신속하게 개입하고 필요한 자금에 접근하려면 기관 간 협력과 정보공유를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체 원칙은 18개다. △공공정책 목표 △예금보험자의 권한과 책무 △지배구조 △업무연속성 관리 △법적 보호 △회수권 △보험 대상 기관의 의무 가입 △보장범위 △기금 조성 △대국민 안내 △위기 대비와 관리 △부실 책임자 조사와 책임 추궁 △조기 발견과 적시 개입 △부실기관 정리 △보험금 환급 △정리절차에서의 기금 사용 △금융안전망 간 협력 △국경 간 공조를 다룬다.
원칙 15는 예금보험자가 보험 대상 금융기관 청산 때 대부분의 보험 예금자에게 7영업일 이내 보험금을 지급할 역량과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모든 예금자에게 적용되는 절대 지급기한은 아니다. 보험금 지급을 개시하는 법적 사유가 명확해야 하고, 예금자 정보와 전산 시스템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일부 신탁·관리계좌처럼 예금자 확인이 필요한 계좌는 지급에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은행권 혼란 당시 24시간 금융서비스와 모바일뱅킹, 소셜미디어가 예금 유출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 금융안전망 보고서
IADI는 예금보험이 제대로 설계되지 않으면 은행이나 예금자의 과도한 위험 감수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 건전성 감독, 기업지배구조, 부실 금융기관 정리제도가 함께 작동해야 하며, 기금의 사전 조성과 위기 때 사용할 비상자금 체계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번 개정은 특정 기관 형태를 일률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법률·경제·기술 환경이 다른 국가들이 각자의 제도에 맞춰 예금자 보호와 금융안정이라는 결과를 달성하도록 결과 중심 접근을 취했다. 기본 요구사항인 필수 기준과 자율적 모범사례인 추가 기준도 구분했다.
국내에서는 2025년 9월 1일부터 예금보호한도가 금융회사별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됐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저축은행·보험·금융투자업권 등 보호 대상 금융회사의 예금보호한도 상향 시행을 안내했다. 국내 한도 변경과 IADI 개정 원칙의 직접적인 연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안내
IADI 개정 원문에는 가상자산을 뜻하는 'crypto'와 스테이블코인을 뜻하는 'stablecoin'이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개정 원칙은 디지털화와 핀테크, 사이버 위험을 다루지만 가상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의 예금보험 적용 여부를 정한 내용은 아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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