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 심의 개시 동의안을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했다. 마이클 세일러는 의회 입법이 멈춰도 비트코인(BTC)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규정 정비는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상원은 16일 오전 3시 19분(한국시간) 디지털자산 시장 규제 체계를 담은 클래리티 법안(H.R.3633)의 본회의 심의 개시를 위한 클로처 동의안을 표결했다. 심의 개시에는 60표가 필요했지만 찬성 49표, 반대 50표에 그쳤다.
이번 표결은 법안 자체를 최종 부결한 것이 아니라 본회의 심의를 시작할지를 결정하는 절차표결이었다. 미 상원의 49대50 표결과 절차적 의미는 법안이 최종 폐기된 것은 아니며, 향후 재상정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스트래티지(Strategy, $MSTR) 집행위원장은 16일 X에 “CLARITY가 정체된 상황에서도 SEC, CFTC, 재무부가 기존 법률에 따라 규칙을 진전시키고, 은행이 비트코인 수탁과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진전은 의회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썼다. 세일러는 입법 절차와 기관별 규정 정비를 별개의 경로로 봤다.
세일러가 언급한 흐름 가운데 하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정 제안이다. SEC는 8월 18일 특정 가상자산 투자계약을 대상으로 한 ‘Regulation Crypto Assets’를 제안했다.
SEC 제안에는 4년 동안 최대 500만달러(약 68억원)까지 적용되는 일회성 등록 면제와 12개월마다 최대 7500만달러(약 1020억원)까지 적용되는 별도 면제가 담겼다. 일정 조건을 충족한 투자계약을 ‘투자계약’ 정의에서 제외하는 조건부 세이프하버도 포함됐다.
SEC는 연방관보 게재 후 60일 동안 제안에 대한 의견을 받기로 했다. 따라서 해당 조치는 확정 법률이나 시행 규칙이 아니라 공개 의견수렴과 후속 절차를 남겨둔 제안 단계다.
SEC의 제안이 비트코인이나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 곧바로 적용되는 규정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클래리티 법안이 다루려던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권한 배분 및 디지털자산 분류 문제를 모두 대신하는 조치도 아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는 별도 경로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8월 17일 GENIUS Act에 따른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공모·판매 규정을 마련하기 위한 제안 규칙을 공개했다.
미국 재무부는 GENIUS Act가 예정대로 2027년 1월 18일 발효되면 미국 내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연방 또는 주정부 면허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견 제출 기간은 연방관보 게재 후 60일이다.
이처럼 SEC와 재무부의 움직임은 의회 입법과 별도로 진행되는 기관별 규정 정비에 해당한다. 다만 두 기관의 제안이 클래리티 법안의 포괄적인 시장구조 규율을 대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은행권의 비트코인 수탁·담보대출 확대도 현재는 세일러의 전망이다. 참여 기관과 실제 도입 일정은 공개되지 않아 은행권의 확대가 결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자산을 규제 성격에 따라 구분하고 SEC와 CFTC의 관할 범위를 나누는 내용을 다룬다. 법안 심의가 시작되지 못하면서 입법을 통한 권한 배분과 기관별 규정 정비가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이 됐다.
국내 투자자와 기업이 미국 규제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에서 가상자산의 분류와 금융기관의 취급 범위가 어떤 방식으로 정리되는지는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활용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번 제안만으로 국내 시장에 미칠 결과를 확정할 수는 없다.
클래리티 법안의 향후 재논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SEC와 재무부의 제안 규칙은 각각 연방관보 게재 후 60일간 의견을 받은 뒤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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