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홀딩스($ARM)가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칩 AGI CPU에서 20억달러(약 2조7200억원) 규모 고객 수요를 확보했다. 수요를 실제 출하와 매출로 연결할 공급 물량 확보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
르네 하스(Rene Haas) Arm 홀딩스 CEO는 16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실적 발표 때보다 현재 20억달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고객 수요보다 공급 실행력이다. AI 산업 확대로 반도체 제조능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고객 주문을 실제 매출로 전환하려면 충분한 생산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AGI CPU는 Arm이 처음으로 자체 설계해 판매하는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다. Arm은 그동안 반도체 설계자산(IP)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라이선스와 로열티를 받는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자체 칩 판매는 Arm이 설계 라이선스 기업에서 완제품 반도체 공급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시도다. 이에 따라 제품 설계뿐 아니라 제조·패키징·공급망 관리까지 매출 실현의 조건으로 작용한다.
Arm은 지난 3월 AGI CPU를 공개하며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 규모의 기회를 제시했다. 5월 실적 발표에서는 고객 수요가 20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혔지만, 공식 매출 전망은 1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했다.
7월 실적 발표에서는 필요한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회사의 자신감이 커졌다. Arm의 7월 주주서한은 AGI CPU 수요가 2027~2028 회계연도 기준 2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제조·공급망 파트너와 생산능력 확대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도 공급 확보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Arm이 20억달러 수요를 공개한 뒤에도 공식 매출 전망을 10억달러로 유지하자 주가는 10% 하락했고, 7월 실적 발표 다음 거래일에는 공급 확보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7% 넘게 올랐다.
AGI CPU는 AI 모델 자체를 학습시키는 가속기와 역할이 다르다. 데이터센터에서 작업을 조정하고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범용 연산 장치로, AI 시스템의 추론과 데이터 처리 과정에 사용된다.
Arm은 에이전트형 AI가 확산되면 추론과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CPU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AGI CPU가 기존 x86 기반 시스템보다 랙 단위 성능을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랙 단위 성능은 개별 칩의 처리 속도만이 아니라 서버와 칩을 묶은 시스템 전체의 처리 효율을 의미한다. 데이터센터 고객 입장에서는 같은 전력과 공간에서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지가 칩 도입 판단의 기준이 된다.
Arm의 기존 라이선스·로열티 사업은 고객사의 칩 생산량과 판매량에 따라 수익이 발생한다. 반면 자체 칩 사업은 Arm이 제품 공급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만큼 생산능력과 납기 관리가 매출 시점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Arm이 반도체 공급 부족이 AI·데이터센터 확장을 늦출 수 있다고 진단했던 앞선 발언은 이번 AGI CPU 사업의 공급 과제를 보여주는 배경으로 이어진다. 당시에도 하스 CEO는 데이터센터 확대를 뒷받침할 반도체 생산 기반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AGI CPU 수요 자체보다 Arm이 제한된 제조능력 속에서 충분한 공급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라고 전했다.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인돼도 생산과 출하가 늦어지면 고객 수요가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스 CEO는 9월 현재 공급 확보에 대한 자신감이 7월보다 높아졌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생산 물량이나 매출 인식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Arm이 20억달러 규모 고객 수요를 실제 출하와 매출로 연결할지는 향후 공급망 집행 과정에서 확인될 사안이다.

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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