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2050년까지 최대 6억1700만t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AI 서버와 GPU만이 아니라 전력·냉각·네트워크 인프라까지 포함한 추정치다.
비영리단체 Basel Action Network(BAN)는 15일 2025~2050년 AI로 인해 폐기될 전자장비가 3억9500만~6억1700만t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BAN은 관련 폐기물을 40피트 컨테이너에 담아 연결하면 약 2300만개가 필요하고,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약 6바퀴 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기존 AI 전자폐기물 연구보다 산정 범위가 넓다. BAN은 서버와 GPU 외에도 전력공급·배전장치, 냉각시스템, 백업전원, 네트워크 장비를 포함했고, AI 확산으로 조기 교체될 수 있는 통신 인프라와 개인용 전자기기도 ‘AI Waste Contagion’ 범주에 넣었다.
데이터센터 용량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맥킨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 수요가 2025년 82GW에서 2030년 219GW로 증가하고, AI 관련 수요는 같은 기간 44GW에서 156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BAN은 데이터센터 용량 1GW당 전자폐기물 7만t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2025~2050년 누적 수치는 AI 서버만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체 인프라와 주변 장비를 포함한 분석치여서 서버만 대상으로 한 연구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학술 연구별 전망에도 큰 차이가 있다. 2024년 ‘Nature Computational Science’ 연구는 생성형 AI 관련 전자폐기물이 2020~2030년 누적 120만~500만t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고, 서버 모듈의 재사용·수리·재제조를 적용하면 폐기물을 16~86% 줄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반면 2026년 ‘Resources, Conservation and Recycling’ 연구는 AI 서버만을 대상으로 2030년 연간 전자폐기물을 13만1000~22만4800t으로 추산했다. 연구진은 기존 전망보다 실제 AI 관련 폐기물이 적을 가능성과 함께 공급망 자료 및 서버 수명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두 연구의 차이는 기간과 대상에서 비롯된다. BAN의 수치는 25년간 누적된 AI 구동 전자장비 폐기량인 반면, 2026년 학술 연구는 2030년 한 해의 AI 서버 폐기량을 계산했다.
장비 교체 주기와 AI 전용 장비 비중도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다. 전력·냉각 인프라를 포함하는지, 통신 장비와 개인용 전자기기의 조기 교체분을 반영하는지에 따라 추정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전 세계 전자폐기물 관리 여건도 충분하지 않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유엔훈련조사연구소(UNITAR)의 ‘Global E-waste Monitor 2024’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전자폐기물은 6200만t 발생했고 공식 수거·재활용 비율은 22.3%였다.
별다른 정책 변화가 없으면 전 세계 전자폐기물은 2030년 8200만t으로 늘고, 공식 수거·재활용 비율은 20%로 낮아질 수 있다. 이 수치는 전체 전자폐기물에 대한 전망으로, AI 장비에 같은 재활용률을 적용한 결과는 아니다.
짐 퍼킷(Jim Puckett) Basel Action Network 창립자 겸 최고전략책임자는 “AI 구축을 지금 계획하지 않으면 이미 겪고 있는 유해폐기물 위기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인프라를 확대하는 단계에서 장비 폐기와 재활용 계획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24년 연구는 서버 모듈을 분해·정비해 재투입하는 방식도 폐기물 감축 수단으로 제시했다. 재사용·수리·재제조가 실제 장비 교체 과정에 적용될 수 있는지가 향후 폐기물 규모를 가를 요인으로 남는다.
앞서 본지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망과 지역 수용성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분석은 전력과 물 사용에 이어 장비 교체와 전자폐기물도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관리해야 할 비용으로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자폐기물 규모는 서버 수명, 장비 교체 주기, AI 전용 장비 비중, 주변 인프라 포함 여부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BAN의 누적 추정치와 학술 연구의 연간 추정치는 서로 다른 대상을 측정한 만큼, 폐기물 관리 계획에서는 산정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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