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군사행동을 제한하는 전쟁권한 결의안을 220대204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7명이 민주당과 함께 찬성했지만, 결의안만으로 군사행동이 즉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미 하원은 15일 의회의 별도 승인 없이 이란 관련 군사행동을 계속하는 것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AP는 이번 표결이 이란전쟁과 관련한 하원의 세 번째 조치라고 전했다.
찬성한 공화당 의원은 토머스 매시(Thomas Massie), 톰 배럿(Tom Barrett), 워런 데이비드슨(Warren Davidson), 브라이언 피츠패트릭(Brian Fitzpatrick), 낸시 메이스(Nancy Mace), 마리아네트 밀러-믹스(Mariannette Miller-Meeks), 재커리 넌(Zachary Nunn)이다.
앞선 하원 표결에서는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과 함께했지만 이번에는 7명으로 늘었다.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군사정책과 의회 승인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결의안을 추진한 세스 몰턴(Seth Moulton)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의회가 헌법이 요구하는 대로 어려운 질문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행정부 판단에만 군사행동의 지속 여부를 맡기지 말고 의회가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브라이언 마스트(Brian Mast)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란이 여전히 미국에 위협이라며 군사자원 철수 범위를 문제 삼았다. 그는 이란이 “미국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대통령의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시키는 법률과는 성격이 다르다. 결의안이 대통령에게 전달됐거나 실제 군사정책을 바꿨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전쟁권한 결의안은 베트남전 이후 대통령의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미국 헌법은 의회에 전쟁 선포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대통령에게 군 통수권을 부여하고 있어, 이란전쟁은 행정부와 의회의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전쟁권한법은 장기 군사행동과 관련해 의회의 승인을 요구하는 시간 제한을 두고 있다. 이번 결의안은 이 법률 체계 안에서 의회가 행정부의 군사권 행사에 제동을 걸 수 있는지를 둘러싼 정치적 조치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이란전쟁 비용이 8월 1일 기준 380억달러(약 51조6800억원)를 넘었으며, 전투 강도에 따라 매달 20억~30억달러(약 2조7200억~4조800억원)가 추가로 들 수 있다고 밝혔다. 2027년 물가상승률은 기존 예상보다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재정 지출과 물가 부담은 국제유가를 통해 금융시장과 연결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분쟁 종식 뒤 유가 하락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는 내용은 앞선 본지 보도에서도 다뤄졌다.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은 이번 사안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경로다. 다만 하원 표결 자체가 금융시장 가격을 움직였다고 단정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표결이 비트코인(BTC)이나 다른 가상자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줬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 정책이 아니라 장기 군사행동에 대한 의회의 통제 범위를 둘러싼 정치·헌법 논쟁에 가깝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미국의 군사정책보다 국제유가와 물가, 위험자산 심리가 주요 연결 지점이다. 다만 이번 결의안만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상원 처리와 행정부 대응이 남아 있다. 결의안의 후속 절차와 실제 군사정책 변화 여부가 다음 확인 대상이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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