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즐리 리서치가 러시아 사업과 제재 연관 거래 의혹을 제기한 뒤 라이파이젠방크인터내셔널($RBIV) 주가가 17일 장중 최대 9% 하락했다.
그리즐리 리서치는 라이파이젠방크인터내셔널의 러시아 자회사 AO 라이파이젠방크가 서방의 수출입 제한과 관련된 거래에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제시된 거래 규모는 11억9100만달러(약 1조6327억원)다.
보고서에는 유럽연합(EU)·미국·영국·스위스가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민감 품목으로 분류한 '공통 고위험 우선 목록(Common High Priority List)' 관련 거래가 포함됐다.
그리즐리는 해당 거래액 가운데 약 1억675만달러(약 1462억원)가 조준경과 전차·미사일 부품 등과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제재 위반이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매도 보고서에 담긴 의혹 제기다.
그리즐리 리서치는 라이파이젠방크인터내셔널 주식에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뒤 가격이 내려가면 되사는 거래다.
라이파이젠방크인터내셔널은 보고서에 사실과 다르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이 담겼다고 반박했다. 은행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의 강점을 확신하며, 해당 시스템은 여러 차례 검토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 내 현금 규모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그리즐리는 러시아의 현금과 중앙은행 예치금 가운데 약 126억유로가 사실상 러시아에 묶여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은행이 공시한 법적으로 제한된 현금은 7억3500만유로 수준이다. 두 수치는 집계 대상과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라이파이젠방크인터내셔널은 러시아에서 영업 중인 서방계 주요 은행으로 남아 있다. 은행은 러시아 사업을 줄이고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러시아 정부의 규제와 소송 등으로 철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주가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빈 증권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한 보도에서 주가는 17일 오전 한때 59.80유로까지 밀리며 약 8% 하락했다.
장중 최대 낙폭은 9%로 제시됐고, 이후 하락 폭은 변동했다. 장중 가격과 거래 시점에 따라 하락률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만으로 그리즐리 리서치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확인된 시장 반응은 공매도 보고서 공개와 은행의 반박 이후 나타난 주가 움직임이다.
제재 관련 거래에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거래 상대방과 품목이 제재 규정에 저촉되는지 확인하는 내부 통제 체계를 뜻한다. 다만 이번 보고서와 은행 반박만으로 실제 제재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이번 사안의 이해관계는 엇갈린다. 그리즐리는 보고서로 거래와 자금 규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주가 하락은 공매도 포지션의 손익과도 연결될 수 있고 은행은 규정 준수 체계가 검토됐다고 주장했다.
제재 위반 여부와 러시아 내 제한 자금의 정확한 범위, 규제기관의 후속 조치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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