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가 사적 소유권을 없앤다는 근거는 없다. 다만 신원 위조와 암호 해독 위험이 커지면 소유자와 거래를 확인하고 권리를 집행하는 데 더 많은 제도적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포춘(Fortune)은 2일 기고문에서 AI가 실제 인물처럼 보이는 얼굴·음성·문서를 만드는 비용을 낮추고,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현재 암호체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필자는 이런 변화가 사적 소유권을 유지하는 데 드는 검증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사회주의의 재발명’은 정책 변화나 경제체제 전환이 아니라, 소유권을 뒷받침하는 중앙 기관과 조정 체계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비유다.
AI 시대에 온라인에서 실제 사람임을 증명하는 방안도 제안돼 있다. 스티븐 애들러(Steven Adler) 등 연구자들은 2024년 논문에서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이용자가 사람임을 온라인 서비스에 증명하는 ‘인격 증명 자격증명’을 제시했다. 제안 단계의 논문으로, 널리 쓰이는 인증 제도가 된 것은 아니다.
자율 AI의 책임 소재도 법적 기반시설의 과제로 거론된다. 길리언 해드필드(Gillian K. Hadfield)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논문에서 자율 에이전트의 등록·식별 체계를 검토했다. 논문은 AI 에이전트가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활동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에서도 기록과 권리 집행은 별개다. FBI는 2025년 2월 바이비트에서 약 15억달러(약 2조4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탈취됐다고 발표했다. 탈취 자산 일부는 비트코인(BTC) 등으로 바뀌어 여러 블록체인의 수천 개 주소로 흩어졌다. 블록체인에 자금 이동 기록이 남더라도 자산을 동결하거나 거래소 환전을 막으려면 거래소와 수사기관 등 원장 밖 주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양자 위협에 대비한 결제망 실험도 진행됐다. 국제결제은행(BIS)의 프로젝트 리프(Project Leap) 2단계는 기존 디지털 서명을 양자내성 암호로 바꾸고 실제 결제 시스템에서 유동성 이전을 시험해 기능적으로 실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BIS는 처리 시간이 기존 알고리즘보다 크게 늘었고, 여러 시스템 구성요소를 바꾸는 작업과 기관 간 협력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포춘 기고문에 나온 ‘서명 검증에 약 7배 더 걸렸다’는 수치는 BIS 프로젝트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례들은 AI와 양자컴퓨터가 사적 소유권을 폐지한다는 뜻이 아니다. 포춘 기고문은 신원·거래·책임을 검증하는 장치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양자컴퓨터가 현재 암호체계를 실질적으로 위협할 시점은 아직 불분명하다.

강이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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