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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부 지역 휘발유 갤런당 12달러…디젤 부담 하루 2억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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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부 지역의 휘발유 가격이 미국식 기준으로 갤런당 12달러를 넘어섰다. 디젤 가격 상승으로 유럽 소비자와 운송업계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하루 2억300만유로로 추산됐다.

교통·환경 분야 연구기관 교통환경연맹(T&E)은 지정학적 공급 차질로 유럽의 디젤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승용차 운전자는 주유할 때마다 기존보다 30유로를 더 내고, 트럭 운송업자는 주당 236유로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T&E는 분석에서 유럽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의 38%가 디젤 차량이며, 디젤 차량의 30%가 15년 이상 운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충격은 원유 가격뿐 아니라 정제유 공급 부족에서 비롯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동 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석유제품·액화천연가스 운송이 크게 줄었고, 주요 에너지 인프라 손상까지 겹치면서 공급 차질이 가격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OECD는 세계 원유 공급량이 하루 128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원유가 정유시설에서 휘발유와 디젤 등으로 가공돼야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만큼, 원유와 정제시설·운송망의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 주유소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높은 수입 의존도도 충격을 키웠다. 유로스타트는 2024년 통계에서 EU의 전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57%였다고 집계했다. 석유·석유제품은 96.6%, 천연가스는 85.0%에 달했다.

EU의 2026년 2분기 석유 수입액은 전년 평균보다 55.8% 늘었지만 수입 물량은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이 전체 수입의 18.8%를 차지했고 노르웨이와 카자흐스탄이 뒤를 이었다. 수입액이 물량보다 빠르게 늘어난 것은 가격 부담이 커졌음을 뜻한다.

디젤 가격 상승은 승용차 운전자뿐 아니라 트럭 운송업체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디젤 차량 비중이 높은 데다 노후 차량도 적지 않아 연료비 인상분을 단기간에 다른 운송수단으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T&E는 원유 가격과 디젤 가격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정유업체의 마진이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유업체의 초과이익 규모와 산정 방식은 T&E 분석에 기반한 수치로, 업계 전체가 이를 인정했는지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각국 정부는 세금 인하와 보조금으로 대응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10월 1일부터 연말까지 휘발유와 디젤의 에너지세를 낮춰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리터당 약 17센트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지원 규모는 25억유로다.

독일 정부는 2027년 1월부터 연료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업계와 협의할 예정이다. 가격 상한제의 실제 시행 여부와 적용 방식은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

프랑스 정부는 4억5000만유로 규모의 지원안을 내놨다. 장거리 출퇴근 근로자 550만명에게 연말까지 1인당 100유로를 지급하고 농민·어민·건설업체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기로 했다.

스페인은 9월 연료세 감면을 리터당 5센트로 유지했다. 전년 대비 연료 물가 상승률이 15%를 넘으면 감면 폭을 20센트로 확대하는 자동 발동 장치도 두기로 했다. 국제시장에서 가격이 안정되면 지원을 단계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OECD는 연료세 인하와 광범위한 보조금이 단기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재정 부담이 크고 종료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절약 유인을 약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OECD는 취약 가계와 농업·운송 등 에너지 집약 업종을 겨냥한 한시적 지원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라고 제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비축유 4억배럴 공급에 합의했고, 이 가운데 1억6400만배럴이 이미 방출됐다. 그러나 OECD는 정유시설과 운송망의 병목 때문에 비축유 방출이 즉각적인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은 원유뿐 아니라 석유제품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과 공급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각국은 세금 감면과 대상별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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