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3.1%로 오르며 영란은행의 물가 목표를 다시 웃돌았다.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3.75%로 유지했지만, 에너지 가격과 임금 흐름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겼다.
영국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1%라고 밝혔다. 7월 2.9%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영란은행의 물가 목표인 2%를 크게 웃돈다.
교통비 상승률은 3.6%에서 4.6%로 올랐다. 주거·가계 서비스 물가 상승률도 4.1%에서 4.3%로 높아졌다.
8월 물가 상승률 가운데 약 0.7%포인트는 에너지 가격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됐다. 영국 통계청은 운송 부문에서 자동차 연료 가격 상승이 물가 오름세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영란은행은 17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다. 표결은 6대3으로 집계됐으며, 3명의 위원은 기준금리를 4%로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건 그린(Megan Greene)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캐서린 만(Catherine L Mann)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휴 필(Huw Pill) 영란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인상 의견을 냈다. 영란은행이 3.75%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3명의 인상 의견을 확인한 내용은 앞서 보도된 바 있다.
영란은행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6년 4분기 약 3.75%, 2027년 1분기에는 4%를 소폭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이 임금과 기업의 가격 결정에 추가로 반영되는 2차 파급효과도 주요 위험으로 꼽았다.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 영란은행 총재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오래 지속될수록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물가를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에너지 충격의 지속 기간과 임금 흐름이 향후 금리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영란은행의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다. 이번 회의에서는 다수 위원이 동결을 선택했지만, 소수 위원은 에너지 가격과 물가 위험을 이유로 선제적인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일 공개한 ‘2026년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영국 정책금리가 2027년 말 무렵까지 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영국 경제가 2026년 1.1%, 2027년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에너지 가격 충격이 일시적이고 노동시장에 여유가 남아 물가 압력을 낮출 경우 추가 긴축 필요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란은행 내부의 일부 인상 요구와 다른 판단이다.
다만 OECD도 에너지 가격 반등과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의 물가 경로가 에너지 가격과 임금 상승률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영란은행의 우려와 맞닿아 있다.
이번 전망에서 OECD는 영국 정책금리가 내년 말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봤지만, 2027년 3분기 25bp 인하나 기준금리 3.5%와 같은 구체적인 경로는 제시하지 않았다. 영국의 2026년 물가 평균 3.1%, 2027년 2.6%라는 수치도 OECD 중간 경제전망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물가 지표는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 물가를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자료에서는 식품·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이 추가로 높아지지 않았다는 내용도 함께 제시돼, 에너지 가격의 직접 영향과 광범위한 물가 전이를 구분해야 한다.
향후 영란은행은 에너지 가격 충격이 임금과 상품·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번지는지를 점검할 예정이다. OECD의 금리 동결 전망과 영란은행 내부의 인상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다음 금리 판단의 핵심 변수는 에너지 가격과 임금 흐름으로 남았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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