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약 13만5400원) 안팎을 유지하면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수요가 국제유가를 추가로 밀어 올리는 압력도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23일 분석 노트에서 중국의 원유 수입이 올해 4분기 3분기보다 하루 약 60만 배럴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한 원문은 고유가가 이어지면 중국 정유사들이 원유 매입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국의 8월 원유 수입량은 3793만t, 하루 평균 893만 배럴로 7월보다 6.2% 늘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3.4% 감소했다. 로이터는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해 8월 원유 수입량이 7월보다 6.2%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4% 줄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원유 수입은 최근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수입량 회복은 연료 수출 규제 완화와 맞물렸지만, 국제유가와 운임이 함께 오르면 정유사들이 물량 확대보다 조달 비용과 정제마진 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진다.
원유 수입 증가가 최종 소비 회복을 곧바로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정유사들은 수출 물량과 재고, 원유 가격, 운송비를 함께 따져 실제 구매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수입 통계와 내수 수요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중국의 2026년 2분기 원유 수입량을 하루 평균 810만 배럴로 집계했다. 이는 1분기보다 32% 감소한 수준으로, EIA 분석은 중동 공급 차질과 유가 상승이 중국의 원유 구매를 위축시킨 결과로 설명했다.
중국의 수입 감소는 국제 원유시장에 추가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중국의 2026년 2분기 원유 수입이 전분기보다 32%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동 공급 차질이 확대되면 중국의 구매가 제한돼도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가 중국의 대규모 매입 재개보다 중동 원유 생산·수출 인프라의 차질 확대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운임 부담도 중국 정유사의 구매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원유의 경우 원유 가격뿐 아니라 선박 운송비가 실제 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어 정유사들이 공급처와 항로를 함께 조정하게 된다.
엠마 리(Emma Li) 벌텍사(Vortexa) 중국 원유시장 수석 애널리스트는 “운항 거리가 짧은 원유를 선택하면 운송비를 줄이고 시장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벌텍사 분석은 중국 정유사들이 단순히 수입량을 늘리기보다 운송 거리와 조달 비용을 함께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를 들여올 때 운송 경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있다. 운임이 높은 상황에서는 같은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원유 가격과 운송비의 조합에 따라 구매 경제성이 달라진다.
연료 수출정책도 중국 원유 수입의 방향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수출 기회가 늘면 정유사들이 원유 조달을 확대할 수 있지만, 국제유가와 운임이 오르면 수출 수익성을 따져 매입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중국의 8월 수입 증가는 7월보다 개선된 수치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최근 증가만으로 중국의 원유 수요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수입량과 정유제품 수출·재고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국제유가의 방향은 중국 수요와 중동 공급이라는 두 요인의 상대적인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정유사의 실제 구매량은 브렌트유 가격, 운임, 재고, 연료 수출정책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골드만삭스의 전망대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유지되면 중국의 4분기 원유 수입 증가폭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중동 원유 생산·수출 인프라 차질이 커지면 중국 수요 둔화에도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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