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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시행보다 보완이 먼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투자자 82.9% 반대·유예 요구

가상자산 과세, 시행보다 보완이 먼저?…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투자자 82.9% 반대·유예 요구/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10명 중 8명 이상이 현행 가상자산 과세안의 시행에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국내 투자자 인식조사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응답자의 82.9%가 현행안 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제도가 충분히 보완되면 63.4%가 과세에 찬성한다고 답해, 세금 부과 원칙과 실제 집행 준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이번 조사는 타이거리서치가 주관하고 여론조사 기관 피앰아이(PMI)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수행했다. 보고서는 세 차례 유예를 거쳐 2027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를 두고 세율과 공제 수준, 손익 산정, 신고체계의 준비 정도를 살폈다. 과세 이후 투자 규모와 국내 거래소 이용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조사했다.

전체 응답자의 73.7%는 과세에 반대했다. 그러나 반대 응답자 중 51.5%는 제도의 문제점이 충분히 개선되면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세 필요성에 동의한 응답자 가운데서도 74.5%는 현행안을 그대로 시행하기보다 유예하거나 보완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에서 ‘제도 완성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부담 수준과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컸다. 보고서가 제시한 세율 22%에 대해 응답자의 73.5%가 과도하다고 평가했고, 65.2%는 연 250만 원의 기본공제가 부족하다고 봤다.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과세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72.1%였다. 월 소득 300만 원 미만 투자자의 현행안 시행 반대·추가 유예 응답률은 87.9%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가상자산 과세의 기초가 되는 ‘실제 이익’을 어떻게 계산할지도 쟁점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해 발생한 이익과 손실은 합산할 수 있지만,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차감하는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응답자의 65.9%는 이러한 손실 반영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거래내역과 취득가액을 확인해 손익을 계산하고 신고해야 하는 부담에 대해서도 70.6%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가는 거래 특성은 신고의 복잡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스테이킹, 채굴, 에어드롭, 유동성 공급처럼 수익 발생 방식도 다양해 거래별 소득구분과 과세 시점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과세 행정과 전산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66.4%였으며, 투자자 보호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85.1%가 동의했다.

가상자산 과세가 국내 거래소의 거래 기반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제기됐다. 타이거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7%는 과세 시행 시 투자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고, 73.1%는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는 향후 행동에 대한 설문 응답으로, 실제 투자 감소가 확인된 수치는 아니다.

타이거리서치는 설문에서 나타난 투자 축소 의향과 과세 시행국의 거래량 변화를 반영해 업비트·빗썸·코인원의 실적 변화를 추정했다. 기준 시나리오에서 국내 3대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은 2026년 약 860조 원에서 2027년 약 602조 원으로 30.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 추정치는 1조330억 원에서 7,282억 원으로 29.5% 줄었다. 해당 수치는 보고서의 가정에 따른 전망이며 확정 실적이 아니다.

거래 위축은 세수와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보고서는 수수료 수입과 거래소 이익이 감소하면 관련 부가가치세와 법인세수도 줄어 신규 과세의 세수 확대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거래소의 유동성과 이용자 기반이 축소될 경우 수탁과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금융서비스의 성장 여력도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의 이동 가능성도 가상자산 과세의 집행 변수다.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투자자 중 88.0%는 글로벌 거래소 또는 개인지갑 이용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60.0%는 이미 글로벌 거래소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고, 33.3%는 탈중앙화거래소 이용 경험이 있었다. 거래경로가 분산되면 취득가액과 손익을 연결해 확인하는 작업도 복잡해질 수 있다.

국가 간 거래정보를 교환하는 암호화자산 보고체계(CARF)에도 포괄 범위의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가 체이널리시스 자료를 바탕으로 제시한 2025년 CARF 비포괄 경로 이동 비중은 일본 59.1%, 영국 65.2%, 미국 75.4%, 이탈리아 76.6%였다. 다만 ‘비포괄’은 사업자 정보보고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를 구분한 개념으로, 미신고나 탈세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동이 과세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타이거리서치는 가상자산 과세의 시행 준비를 판단하려면 거래정보 연결과 손익 계산의 정확성, 오류 정정 절차를 확인할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거래소뿐 아니라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거래소를 함께 이용하는 사례까지 모의 신고와 시범 운영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가상자산 과세 논의에서 시행 일정과 함께 투자자 보호, 과세 형평성, 세원 파악 능력을 검증해야 국내 시장의 경쟁력과 안정적인 세원 관리 기반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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