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가 배럴당 108달러에서 최근 1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원유 공급 차질 위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리비아 샤라라 유전 송유관 폐쇄와 미국·이란 간 긴장이 새로운 공급 변수로 떠올랐다.
OilPrice.com은 ING 원자재 전략가 워런 패터슨(Warren Patterson)과 에와 만테이(Ewa Manthey)가 22일 분석에서 “공급 측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우려가 일부 완화됐지만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공급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는 21일 무장 세력이 샤라라 유전과 자위야 수출항을 잇는 송유관의 밸브 7번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밸브 폐쇄로 송유관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샤라라 유전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국영석유공사는 송유관 폐쇄가 계속되면 샤라라 유전의 생산·수송·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위야 정유공장 운영에도 차질이 생겨 연료 수입 비용이 늘어날 수 있으며, 폐쇄가 지속되면 불가항력 선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OilPrice.com은 샤라라 유전 생산량이 사건 전 하루 약 34만 배럴에서 약 12만7000배럴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수치는 리비아 국영석유공사 공식 성명에는 제시되지 않았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의 발표는 생산 시설과 수송망 가운데 한 곳에서 발생한 차질이 정유공장과 수출 일정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실제 원유 수출 중단이나 불가항력 선언이 이뤄졌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유가는 공급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고점에서 내려왔다. 브렌트유는 지난주 초 배럴당 108달러까지 올랐다가 최근 1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가 예상보다 많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됐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과 우회 수출 경로는 중동 원유 공급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주요 해상 통로다. 통항량이 줄거나 우회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유전 자체의 생산량이 유지돼도 실제 시장에 도달하는 원유가 감소할 수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도 공급 위험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란 항공사에 대한 급유·착륙·항공권 판매 제한을 거론했다.
CNBC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을 전했지만 후속 조치가 실제로 시행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란 관계가 원유 공급에 미친 영향은 정책 시행 여부와 해상 운송 상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번 분석의 핵심은 유가 수준과 공급 리스크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격이 고점에서 내려와도 생산지의 송유관이나 수출항에서 차질이 생기면 공급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
국내 정유사와 원유 수입업체도 국제 유가뿐 아니라 중동·북아프리카 원유의 실제 선적과 운송 경로를 함께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는 동안 공급 차질이 일시적인지 장기화하는지가 정제마진과 수입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샤라라 유전의 생산 감소 규모와 리비아의 실제 수출 중단 여부, 불가항력 선언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미국·이란 간 긴장 역시 항공사 제재 논의가 실제 조치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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