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와 탄화수소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상 유전과 투자 규모, 생산 목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9월 19일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궁에서 양측이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서명식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주재했으며, 엑토르 오브레곤 PDVSA 회장과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리엘로 토탈에너지스 미주 담당 수석부사장이 참석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발표
이번 문서에는 운영·재무 조건과 계약 기간, 투자액, 생산 목표, 수익 배분 방식이 담기지 않았다. 양해각서는 협력 의향을 확인하는 문서로, 생산물분배계약이나 최종 투자계약과는 성격이 다르다.
토탈에너지스의 이번 협력 논의는 2021년 베네수엘라 사업 철수 이후 나온 복귀 협의다. 회사는 당시 오리노코 벨트 초중질유 프로젝트인 Petrocedeño의 비운영 지분 30.32%를 PDVSA 계열사에 넘겼다.
토탈에너지스는 이 거래로 13억8000만달러(약 1조9141억원)의 특별 자본손실을 인식했다. 회사는 신규 원유 투자를 저탄소 집약도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전략과 오리노코 벨트의 초중질유 개발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토탈에너지스 공식 발표
토탈에너지스는 이후 베네수엘라 내 다른 자산도 정리했다. 2025년 등록 문서에는 회사가 Yucal Placer 가스전 지분을 매각하고 Plataforma Deltana 4번 광구 면허를 반환했으며, 이후 베네수엘라에 자산이나 사업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토탈에너지스 등록 문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자원은 세계 최대 수준이지만 생산 확대에는 기술과 자본이 필요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통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2024년 확인 원유 매장량은 3032억2100만배럴, 원유 생산량은 하루 92만1000배럴이었다. OPEC 통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베네수엘라 원유 대부분이 오리노코 벨트의 초중질유라고 평가했다. 초중질유 개발에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며, PDVSA의 재정·인력 부족과 국제 제재, 외국인 투자 제한이 생산 확대를 제약해온 요인으로 제시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분석
초중질유는 생산 이후 수송과 수출을 위해 희석제나 업그레이더 같은 별도 설비와 투입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광구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생산량이나 수출 물량이 즉시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
PDVSA는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의 핵심 국영 기업으로, 외국 기업과의 협력에서 자산·운영권·투자 조건을 조율하는 당사자다. 이번 양해각서에는 이 같은 세부 사업 조건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력은 베네수엘라가 외국 자본과 기술을 에너지 부문에 다시 끌어들이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앞서 베네수엘라가 외국 석유기업의 투자 참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전해졌지만, 기업별 계약 조건과 생산 일정은 각각 확인해야 한다.
토탈에너지스와 PDVSA의 합의만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 증가나 국제 유가 하락을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 제재와 수출 허가, PDVSA의 재무 상태, 오리노코 지역의 처리 인프라가 후속 사업의 주요 조건으로 남아 있다.
국제 유가나 토탈에너지스 주가가 이번 양해각서에 직접 반응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공식 발표와 주요 보도에서도 양해각서의 사업 조건에 대한 시장 평가나 생산 전망은 제시되지 않았다.
실제 사업 재개 여부는 대상 광구와 투자금, 운영권, 제재 관련 승인, 후속 본계약이 공개되는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현재 확인된 단계는 양측이 협력 가능성을 문서로 확인했다는 데 그친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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