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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A 14년, 발행보다 어려운 건 실제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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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안에 보관된 금괴와 수탁 장갑 / TokenPost.ai (mono)

실물자산 토큰화가 컬러드코인 구상에서 국채펀드와 민간신용 상품으로 확장됐지만,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과 실제로 거래·활용하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남아 있다.

TechFlow는 2012년 비트코인에 특정 표식을 부여해 주식·채권·재산권을 나타내자는 컬러드코인 개념을 실물자산 토큰화의 출발점으로 설명했다. 이후 부동산·미술품·금·국채·민간신용으로 대상 자산은 넓어졌지만, 초기 병목은 기술보다 수탁기관과 법적 권리, 환매 구조, 2차 유동성 확보였다.

토큰화는 현실자산 자체를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방식이 아니다. 수탁기관이나 펀드 운용사가 보유한 자산에 대한 권리나 청구권을 토큰으로 기록하는 구조다.

따라서 토큰의 신뢰성은 스마트계약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자산의 보관과 환매, 자산가치 산정, 법적 계약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SEC는 2026년 1월 토큰화 증권을 설명하면서 수탁형 토큰과 기초자산에 대한 합성 노출을 제공하는 토큰을 구분했다. 토큰 형식이 연방 증권법 적용 여부를 바꾸지는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초기 사례는 발행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유통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2018년 애스펀 세인트레지스 호텔 지분과 앤디 워홀 작품 지분이 토큰화됐지만, 발행 뒤 거래 상대방이 부족해 유동성이 제한됐다.

팍소스는 2019년 PAX Gold(PAXG)를 출시해 실물자산과 토큰을 연결하는 구조를 선보였다. PAXG 1개는 런던 굿 딜리버리 금 1트로이온스에 대응하는 상품으로 소개됐다.

국채와 머니마켓펀드는 RWA 시장의 주요 적용 분야가 됐다. 단기 국채와 현금성 자산은 가격 산정이 상대적으로 쉽고 기관 수탁과 환매 체계를 붙이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블랙록($BLK)은 2024년 시큐리타이즈와 토큰화 펀드 BUIDL을 출시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2021년 퍼블릭 블록체인을 공식 원장으로 사용하는 BENJI를 선보였고, 2026년 4월 기준 스텔라에서 BENJI 규모가 6억5000만달러(약 8825억원)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민간신용은 구조가 더 복잡하다. 토큰을 발행하는 것만으로는 차입자 심사, 담보 관리, 부실 처리, 손실 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메이플 파이낸스의 2022년 12월 Orthogonal Trading 대출 부실과 3600만달러(약 489억원) 규모 채무불이행은 온체인 대출에서도 오프체인 차입자의 신용위험이 반복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시장 관심은 발행 규모에서 실제 움직임으로 옮겨가고 있다. 포브스는 2026년 7월 7000개가 넘는 토큰화 상품을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시장 규모가 약 600억달러(약 81조4200억원)라고 보도했지만, 1000만달러 이상 자산 1289개 가운데 910개는 일주일 동안 전송 기록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는 토큰화 자산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유동성이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본지 역시 토큰화 실물자산의 분산 자산 가치와 실제 디파이 활용 규모가 다를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규제는 제한적 거래 허용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SEC는 2026년 9월 17일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토큰화 미국 주식의 온체인 2차 거래를 허용하는 ‘Innovation Exemption’을 발표했다. 다만 거래 종목과 규모에 제한을 두고, 토큰 보유자가 전통 주식과 같은 권리를 갖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RWA 1.0이 현실자산을 토큰으로 표시하고 매수·보유·환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RWA 2.0은 토큰화 자산을 탈중앙화금융(DeFi)의 담보와 대출, 유동성 풀에 편입하는 단계다. 다만 이 구분은 업계의 분석 틀이며 공식 규제 분류는 아니다.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자산을 발행했는지보다 실제 전송량과 담보 활용, 환매 가능성, 법적 권리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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