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이 유전에서 태워 없애던 수반가스로 전력을 생산해 가상자산 채굴업체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력망 부담과 가스 플레어링을 줄이는 동시에 해외로 빠져나간 채굴업체의 복귀를 유도하려는 구상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채굴업체가 자체 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 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채굴업체가 발전 설비와 관련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고, 유전 운영사는 기존에 태워 없애던 가스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관련 내용은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수반가스는 원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함께 나오는 가스다. 유전이 기존 가스관이나 저장시설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운송·저장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불꽃으로 태워 처리하는 플레어링이 이뤄진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수반가스를 태우는 유전은 약 40~60곳이다. 2024년 카자흐스탄에서 플레어링된 수반가스는 약 3억~3억4000만㎥로 집계됐다.
블록체인·디지털 채굴협회장 다니야르 무바라코프(Daniyar Mubarakov)는 “2024년 플레어링된 수반가스를 전력으로 전환하면 1.2~1.3TWh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반가스 처리와 전력 생산을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발전 규모는 유전별 가스 생산량에 따라 달라진다. 하루 10만㎥의 가스를 생산하는 유전에서 가스엔진 발전기를 가동하면 약 13~15MW급 발전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산업용 채굴장은 5~20MW를 사용하고, 대형 채굴장은 50MW 이상을 소비한다. 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량에 따라 채굴장 규모와 발전 설비를 조정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채굴업체에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이 핵심이다. 채굴 장비는 장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정전이나 전력 제한이 발생하면 운영 손실로 이어진다.
바티르 바우르잔(Batyr Bauyrzhan) WES LLP 기술이사는 “저렴한 전력에 접근하는 것이 채굴업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체 발전소를 운영하면 전력망 요금과 공급 용량 제한의 영향을 줄이고 장기간 전력 비용을 고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전 운영사도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우르잔 이사는 그동안 수반가스를 태우면서 배출 비용을 부담하고 원유 생산량을 제한해야 했다며,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가스를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 설비 구축 비용을 채굴업체가 부담하면 유전 운영사의 직접 투자 부담도 줄어든다. 유전 운영사는 별도 발전 사업에 나서지 않고도 기존에 처리하기 어려웠던 가스를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발전소 건설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다니야르 무바라코프는 새 발전소 건설 비용을 MW당 약 170만~220만유로로 추산했고, 완공까지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굴업체들은 가스 생산량 외에도 인터넷 연결과 냉각용수 확보 여부를 사업지 선정 기준으로 검토한다. 발전량만 확보해도 통신망과 냉각 인프라가 부족하면 채굴장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은 2021년 채굴업체 유입으로 전력망 부담이 커졌고, 일부 지역의 전력 부족과 정전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후 채굴업체의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잉여 전력만 경매로 구매하도록 했지만, 실제로 이용 가능한 잉여 전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세금과 허가 규제까지 겹치면서 일부 업체는 카자흐스탄을 떠나거나 비공식 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방안은 전력망에서 직접 전력을 조달하는 대신 유전별 자체 발전을 활용해 이런 제약을 줄이려는 시도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와 인공지능·디지털개발부는 수반가스 발전과 채굴업체 연결을 위한 법적 틀을 마련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확정되면 가스 처리와 전력 조달을 결합한 채굴 사업 모델이 실제 운영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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