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두로프, 시장 이탈해도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고수할 것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가 특정 시장에서 철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플랫폼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이번 성명은 프랑스와 유럽연합 일부 지역에서 법 집행기관들의 암호화된 메시지 백도어 접근을 의무화하려는 최근 입법 시도에 대한 대응으로 나왔다.

두로프는 메시징 플랫폼에 암호화 백도어 도입을 요구하는 최근 프랑스 상원의 제안을 언급했다. 이 법안은 결국 국민의회에서 거부됐지만, 법 집행 목적으로 암호화를 약화시키는 논의는 계속해서 재부상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파리 경찰청장이 이를 지지했다. 두로프는 이러한 시도가 사용자 개인정보와 디지털 자유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두로프는 "시민의 자유가 부족하다고 비판받는 국가들조차도 암호화를 금지하는 데까지 나아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백도어의 기술적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취약점이 한번 존재하게 되면 법 집행기관만 사용하도록 제한할 수 없어 해커, 외국 정보기관, 사이버 범죄자들 모두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로프는 또한 이러한 법안이 범죄 퇴치에 효과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범죄자들이 더 작고 규제가 덜한 앱으로 이동하고 VPN을 계속 사용해 탐지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은 개인정보 침해의 결과로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된 통신 기능으로 알려진 텔레그램은 사용자 데이터 보호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12년 역사 동안 이 회사는 비공개 메시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EU 디지털서비스법(Digital Services Act)에 따라 텔레그램은 유효한 법원 명령이 있는 당국에 IP 주소와 전화번호와 같은 제한된 메타데이터만 제공하며, 메시지 내용 자체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러한 확고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텔레그램은 2024년 9월 서비스 약관을 업데이트하여 법 집행기관에 제한된 데이터 공개를 허용하는 정책 변경을 도입했다.

업데이트된 약관의 8.3항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이제 법원이 발부한 영장과 같은 법적 요청을 받으면 사용자 IP 주소와 전화번호를 공유한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두로프는 텔레그램의 핵심 원칙은 변함없다고 분명히 했다: "우리는 시장 점유율을 위해 개인정보를 거래하지 않는다."

규제 기관의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유럽 위원회의 최근 감시 능력 강화 추진에 대해 두로프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텔레그램 CEO는 특정 국가를 떠나야 하더라도 암호화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두로프는 8월 24일 프랑스 파리 외곽 공항에서 체포됐다. 러시아 출신 억만장자는 마약 밀매 공모, 아동 포르노 유포, 사기, 자금 세탁, 불법 암호화 서비스 제공 등 여러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두로프의 석방 이후 텔레그램은 사용자 데이터를 공유하라는 정부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법률회사 SBSB의 다리아 리센코 암호화폐 변호사는 최근 규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으며, 텔레그램과 같은 기술 회사들이 개인 사용자 정보를 공유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