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관련 투자 대상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서 전력·데이터센터 등 물리적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 블랙록은 2030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 수요를 충족하려면 약 148GW의 추가 전력 공급능력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블랙록($BLK)은 공식 분석자료에서 미국 데이터센터의 2025년 전력 수요가 약 42GW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148GW는 2030년까지 필요한 추가 전력 용량으로, 2025년 수요보다 큰 규모다.
블랙록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2025년 10월 16일 자료와 Semianalysis의 2026년 1월 12일 자료를 바탕으로 전력 수요를 산출했다. 이 수치는 미국 데이터센터 수요를 기준으로 한 전망치다.
블랙록은 2026~2027년에는 기존 여유 용량과 건설 중인 발전소, 임시 전력 공급으로 단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2027년 이후에는 전력 시스템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9~2030년에는 정책적 유인과 기술 혁신이 부족분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랙록은 밝혔다. 다만 전력망 증설과 발전 설비 확보가 실제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갈지는 별도 과제로 남는다.
AI 인프라의 병목은 발전 설비에 그치지 않는다. 송전망과 계통 연결, 광섬유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냉각 설비도 AI 연산 확대를 뒷받침해야 한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운영하는 시설로, AI 연산이 늘수록 전력과 냉각 설비 수요가 함께 증가한다.
블랙록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기관투자자 조사에서도 에너지와 전력 공급업체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다. 2025년 11월 26일 732건의 응답을 분석한 조사에서 에너지·전력 공급업체를 AI 투자 기회로 꼽은 비율은 54%였다.
같은 조사에서 인프라는 37%, 반도체 제조사는 22%, 미국 대형 기술주는 20%였다. 복수 응답이 가능한 조사여서 합계는 100%를 넘을 수 있다.
물리적 인프라 투자 확대는 데이터센터 거래에서도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블랙록이 지원하는 인공지능 인프라 파트너십(AIP)과 IFM Investors 컨소시엄이 STACK Infrastructure의 아시아태평양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인수를 위한 독점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거래 가치는 200억~250억달러(약 27조~34조원)로 거론됐다. 이는 9월 29일 달러당 1359원 기준 환산액이며, 확정된 매매가가 아닌 협상 단계의 평가액이다.
AIP에는 블랙록과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 마이크로소프트($MSFT), MGX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블랙록이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통해 투자 기반을 넓혀온 흐름과도 이어진다.
AIP는 2025년 3월 엔비디아($NVDA)와 xAI의 합류를 발표하며 초기 300억달러의 자본을 모으고, 부채 조달을 포함해 최대 1000억달러의 투자 여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STACK Infrastructure 협상은 이 같은 투자 구조가 데이터센터 자산으로 확장되는 사례다.
국내에서도 AI 인프라 투자 흐름은 전력 설비와 냉각 기술,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함께 살펴야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본지는 앞서 AI 데이터센터 전환 과정에서 전력 설비와 냉각 기술이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흐름을 다룬 바 있다.
블랙록은 단기적으로 가스발전과 태양광, 배터리, 자체 발전 등을 활용해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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