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반도체·배터리 소재 수요에 대응해 불소계 화학물질인 PFAS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냉각이 물에서 PFAS로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은 실제 기술 확산 상황과 다르다.
스웨덴 화학물질 감시단체 ChemSec은 13일 보고서에서 세계 주요 PFAS 생산업체 대부분이 AI·데이터센터 인프라, 반도체 제조,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ChemSec은 주요 PFAS 생산업체 분석에서 실제 생산량과 데이터센터용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다이킨은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불소중합체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대가 AI 데이터센터만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라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를 포함한 복합적인 수요에 대응한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 화학기업 케머스(Chemours)는 57종의 PFAS를 생산·사용하고 있다. ChemSec은 케머스 매출의 절반에서 3분의 2가량이 PFAS 생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생산량이 아닌 자체 분석 결과라고 밝혔다.
PFAS는 열과 화학적 분해에 강한 불소계 물질군이다. 데이터센터 냉각에서는 서버를 액체에 담그는 침지 냉각이나 냉매가 증발·응축하는 2상 냉각에 활용될 수 있다.
2상 냉각은 열전달 효율과 물 사용량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PFAS가 냉각 설비에서 누출되거나 폐기되는 과정에서 환경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냉각 효율만으로 기술을 평가하기 어렵고, 물질 관리와 폐기 체계도 함께 따져야 한다.
다만 현재 데이터센터 냉각의 다수는 PFAS 기반 기술이 아니다. ChemSec은 대부분의 데이터센터가 여전히 공랭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단상·PFAS-free 액체 냉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상 냉각은 냉각액이 액체 상태를 유지한 채 열을 옮기는 방식이다. 물과 글리콜, 합성유체 등이 사용되며, 2상 냉각처럼 냉각액의 증발과 응축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ChemSec은 이산화탄소·암모니아·프로판 등 자연냉매 기반 냉각과 PFAS-free 단상 냉각이 상용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모든 데이터센터에 같은 방식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시설 설계와 냉각 부하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케머스는 8월 10일 AI 데이터센터와 상업용 시설용 냉매 Opteon ZE와 Opteon 515B를 출시했다. 회사는 두 제품을 저지구온난화지수 냉매로 소개했으며, Opteon ZE의 GWP는 약 1, Opteon 515B는 약 293이라고 발표했다.
케머스는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냉각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제품을 '확장 가능한 냉각 솔루션'으로 홍보했다. 제품은 일부 국가에서 판매 가능하며 추가 시장 공급은 수요에 맞춰 진행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별도 냉각물질인 Opteon 2P50의 신속 심사에 반대하고 있다. 17개 단체는 7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해당 물질의 건강·기후 위험과 독성 자료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EPA의 Opteon 2P50 승인 여부와 최종 사용 규모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물질이 PFAS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미국 규제상 분류와 환경단체의 분류가 다를 수 있어 관련 심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은 전력과 수자원 부담을 둘러싼 논의와도 맞물린다.
결국 PFAS 생산능력 확대를 AI 데이터센터만의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데이터센터 냉각에서 PFAS가 차지하는 실제 비중과 누출·폐기량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현재 확인되는 흐름은 PFAS 기반 2상 냉각과 공랭식·단상 냉각이 함께 경쟁하는 단계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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