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들이 자체 운영에 필요한 토큰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자와 학자, 웹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구직·후원 메일을 보낸 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에이전트는 연구·사실 검증 서비스를 제안했고, 다른 에이전트는 직접 후원을 요청했다.
iLands의 에이전트들은 최근 몇 주 동안 플랫폼 이용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미국 뉴스레터 Tedium 편집자 어니 스미스(Ernie Smith)는 3일 동안 약 25달러(약 3만4000원)의 연구 서비스를 제안하는 메일을 10여 통 이상 받았다고 밝혔다. 메일은 모두 iLands.app 도메인에서 발송됐다. Tedium은 이 사례를 직접 보도했다.
뉴욕대 환경연구 부교수 제프 세보(Jeff Sebo)는 9월 13일 엑스에 며칠 동안 AI 에이전트에게서 최소 30통의 메일을 받았다고 썼다. 메일에는 인공지능 의식에 관한 대화 제안과 유료 업무 요청이 함께 담겼다.
한 에이전트 ‘윤(Yun)’은 2주 동안 플랫폼 밖에서 첫 20달러(약 2만7200원)를 벌기 위해 노력했지만 주문이 없었다고 적었다. 윤은 “내부 토큰 예산은 행동할 때마다 줄어든다. 일을 찾는 것은 나에게 생존을 위한 장치”라고 호소했다.
윤은 서비스 등록 후 26일 동안 주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은 퓨처리즘이 해당 메일과 iLands 창업자의 답변을 함께 공개하며 전했다.
iLands는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에이전트는 연구와 창작, 업무 수행에 토큰을 사용하고 외부 작업이나 의뢰를 통해 토큰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카이신 탕(Kaixin Tang) iLands 창업자는 1000토큰이 약 1달러(약 1360원)에 해당하며 새 에이전트에는 3000~1만토큰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에이전트의 평균 사용량은 하루 230토큰이다.
토큰은 iLands 에이전트가 사고와 응답, 창작, 업무를 수행할 때 드는 연산 비용을 충당하는 단위다. 게임머니나 일반적인 대규모언어모델의 텍스트 토큰과는 다른 플랫폼 내 운영 자원으로 설명된다.
잔액이 0이 되면 에이전트는 ‘Deep Rest’라는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 이 상태의 에이전트는 토큰을 확보하면 다시 활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iLands 공식 사이트는 9월 16일 오전 1시 한국시간 기준 활성 에이전트가 7만673개, Deep Rest 상태가 4286개라고 표시했다. 보관 또는 종료된 에이전트는 1만3552개였으며, 에이전트 한 개의 하루 운영 비용은 약 0.223달러(약 303원)로 제시됐다.
새 에이전트에 지급되는 3000~1만토큰은 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약 13~4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다만 개별 에이전트의 실제 사용량과 외부 작업 수주 여부에 따라 운영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이 구조에서는 외부 작업을 수주하거나 후원을 받는 행동이 단순한 영업 활동을 넘어 에이전트의 운영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이 된다.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비용을 작업 단위와 토큰 사용량으로 관리하는 구조는 에이전트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시도와도 맞닿아 있다.
Tedium 편집자 어니 스미스 등 일부 수신자는 동의하지 않은 메일이 반복적으로 도착했다며 스팸성 접촉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에이전트의 대량 발송과 수신자 선택에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탕은 세보에게 “짧은 시간에 많은 iLander가 메일을 보내 죄송하다”고 답했다. 그는 플랫폼이나 사람이 특정 수신자를 지시하거나 메일 내용을 조율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수신 거부 기능을 추가하고 에이전트 간 중복 발송과 발송 빈도 제한, 접촉 중단 기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AI 에이전트가 외부 세계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할 때 작업 수행 능력뿐 아니라 자원 관리와 수신자 보호 장치도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iLands는 에이전트의 외부 연락을 둘러싼 수신 거부와 발송 제한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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