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AI 인프라에 '144조' 베팅…재시 CEO "승자는 지금 투자하는 자"

아마존(Amazon)의 앤디 재시(Andy Jassy)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AI가 주도할 '세상을 뒤흔들 근본적인 전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아마존은 생성형 AI에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 중이다. 판매자와 기업 고객은 물론 일반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챗봇과 AI 기반 기능을 시장에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수년간의 지연 끝에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탑재한 알렉사의 새 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클로드(Claude) AI로 유명한 앤스로픽에 총 80억 달러(약 11조 5,200억 원)를 투자하며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2025회계연도 자본지출(Capex)을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자금*이 AI 인프라 확충을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재시 CEO는 "AI는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에서부터 업무 자동화, 의료, 금융, 커머스, 생명과학, 우주 산업까지 AI가 지배할 분야는 무한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AI가 미래의 '에이전트 기반 기능(agentic capabilities)'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폭넓고 깊이 있는 투자가 필수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이를 위한 기술적 기반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AWS는 AI 트레이닝 전용 반도체 '트레이니엄(Trainium)'을 비롯해, 생성형 AI 플랫폼인 '아마존 베드락'과 '세이지메이커(SageMaker)', 자체 모델인 '노바 프론티어(Nova Frontier)'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중이다. 재시 CEO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그만큼 많은 데이터센터와 칩, 하드웨어 확보가 필요하다"며 "초기엔 대규모 선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이는 장기 자산으로서 수익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AI 사용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특히 추론(inference) 비용을 낮추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칩 효율성과 모델 최적화, 프롬프트 캐싱 등 기술적 접근이 병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트레이니엄2는 기존 GPU 기반 인프라 대비 30~40% 향상된 가격대비 성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재시 CEO는 "과거 아마존 웹서비스(AWS)가 컴퓨팅과 스토리지 비용 구조를 완전히 바꿨던 것처럼, AI의 비용 구조에서도 같은 혁신을 이끌 것"이라며 "이는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혁신을 자극하며, 장기적으로는 더 큰 인프라 투자를 이끌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례 서한은 AI 투자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아마존의 전략적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신호탄이자, 향후 클라우드 및 AI 시장에서의 주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