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암호화폐 산업이 더 성장해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ETF 출시는 시장이 합법화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블랙록이 암호화폐·블록체인 전담 부서를 설립해 시장을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래리 핑크는 "암호화폐가 향후 현금을 대체할 결제수단인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 상품 출시 가능성을 일축했다.
CEO는 1일 맨해튼에서 진행된 뉴욕타임스 딜북 컨퍼런스(New York Times Dealbook Conference)에서 "ETF를 절대 출시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이 먼저 합법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ETF 승인 권한을 쥐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재까지 어떤 비트코인 ETF 신청도 수락하지 않고 있다. 기관은 "일반 투자자에게 펀드를 제공하기 전에 투자자 보호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신청기업들과 긴밀히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블랙록의 CEO는 은행, 정부와 같은 중앙기관을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의 독립성이 암호화폐 도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EO는 "궁극적으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탈세와 같은 불법 행위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으면 승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래리 핑크는 비트코인의 '익명성'도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암호화폐는 불법 거래시장인 '다크웹'에서 총기, 금지 약품을 거래하는 데 이용됐다. 지난 8월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비트코인의 범죄 사용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며 "더이상 암시장의 불법거래 수단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으나 여전히 범죄에 활용되는 화폐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CEO는 "언젠가 가치를 저장하는 전자 화폐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법적인 일에 쓰이는 가치 저장 수단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CEO는 월스트리트 경영진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보다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 IBM, 딜로이트, 아마존, 페이스북은 암호화폐와 큰 관련이 없는 기업형 프라이빗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래리 핑크는 블록체인 기술에 상당한 신뢰를 보내며 "서류 작업이 많은 담보 업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