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에서 상정한 암호화폐 규제안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영국기업연합기구(BBFA)는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BBFA와 로펌 베이커보츠(Baker Botts), 벤처캐피탈 노범인사이트(Novum Insights), 암호화폐 거래소 토다큐(TodaQ)가 공동 발행한 것으로 "부적절한 규제가 미규제보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보고서는 하원의회가 재정청의 '규제 활동 명령' 권한을 암호화폐 산업으로 확대한 것에 반대하며 "이는 비트코인을 겨냥한 규제로 다른 자산 유형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BFA의 패트릭 커리(Patrick Curry) 수장은 "다른 국가에서는 본 적이 없는 과잉 규제"라며 "부적절한 법률은 암호화폐 거래소 유치를 방해하고, 핀테크 허브라는 위상에도 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유명 핀테크 업체들이 둥지를 틀면서 '핀테크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8월 영국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재정청은 핀테크 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정책 '글로벌 샌드박스'를 시작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로 압력을 받아왔다. 사기 및 자금 세탁 신고가 이어지면서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9월 영국 재무위원회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사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엄중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보수당 니키 모건(Nicky Morgan) 하원의원은 "정부와 규제기관이 조치는 취하지 않고 경고만 내며 갈팡질팡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적어도 소비자 보호와 자금 세탁 방지 문제는 다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제개발부 로드 베이츠(Lord Bates) 국무장관은 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에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시장 발전을 지속적으로 감독하고 있다"고 입장을 냈다.
최근 하원의회에서 상정된 암호화폐 규제안은 영국 정부가 수동적인 관찰자에서 더 적극적인 관리자로 입장을 조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영국 정부는 왕립 조폐국의 암호화폐 '디지털골드' 발행 계획 또한 중단시켰다.
BBFA 수장은 "기술의 용도는 연속적으로 발견되며, 계속 세분화될 수 있다. 투박한 법안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마찬가지로 베이커보츠의 기업 기술 전문가인 닐 포스터(Neil Foster)도 더 세분화된 법률 마련을 촉구하며, '암호화 자산'이라는 모호한 용어 아래 모든 상품을 주식, 증권, 채권과 함께 묶어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포스터는 "분류를 통해 어떤 것을 규제할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재정청의 '규제 활동 명령'에 끼워 맞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법률 전문가 제프 코프만은 "암호화폐 산업을 위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규제로 다양한 부분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규제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