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왕립 조폐국의 암호화폐 '디지털골드' 발행 계획을 중단시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왕립 조폐국의 금본위 암호화폐 '로열민트골드(RMG)' 발행 계획이 재무부의 제재로 무산됐다.
왕립 조폐국은 2016년 국가 소유의 금을 담보로 하는 금본위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처음 밝혔다.
기관는 10억 달러 상당의 RMG를 발행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에서 상장할 예정이었다.
당시 조폐국은 "투자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발행한 디지털 자산을 원한다"며, RMG를 통해 "금고에 보관된 실물 금을 쉽게 거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대비해 기관의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재무부의 승인을 얻어내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재무부는 암호화폐 발행이 조폐국과 영국 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잠재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조폐국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암호화폐 발행이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시장 환경이 나아지면 다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2월 취임한 조폐국 CEO 안 제솝(Anne Jessop)은 관련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감원을 진행 중이다.
한편, 협력하던 CME의 입장 변화도 문제가 됐다고 알려졌다. CME는 프로젝트를 연기하고, 작년 가을 암호화폐 출시를 앞두고는 손을 뗐다.
소식통은 2016년 CME의 CEO 푸핀더 길(Phupinder Gill), 작년 7월 디지털 부문 수장 샌드라 로(Sandra Ro)가 사임하면서, 거래소가 디지털화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CME가 작년 말 출시한 비트코인 선물 시장은 작은 규모지만 증가 추세에 있다. 이더리움 선물 출시를 준비 중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달리 CME는 비트코인 외 알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왕립 조폐국의 암호화폐 발행 계획은 경제대국이 암호화폐 산업과 직접 연결되는 최초의 사례로 기대를 모았다.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NEO, 이더리움클래식(ETC) 등과 함께 15위권에 자리 잡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