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농업위원회 청문회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열린 입장이 드러나면서,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CN 보도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에서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세부적이고 다각적인 논의를 펼쳤다.
전 JP모건 블록체인 수석 앰버 발데(Amber Baldet),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TFC) 의장 개리 젠슬러(Gary Gensler), CFTC 최고혁신책임자 겸 랩 CFTC 수장 다니엘 고핀(Daniel Gorfine) 등 학계, 업계, 규제기관의 전문가들이 암호화폐 시장 현황과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참석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클로비어(Clovyr)의 최고경영자(CEO)인 앰버 발데는 블록체인을 “오픈소스 기술 위에 구축된 오픈 프레임워크”로 설명하며, 인터넷 인프라와의 유사성을 부각시켰다. CEO는 “현재 블록체인은 초기 개발 단계다. 하지만 SMTP 이메일 프로토콜처럼 새로운 기반 기술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인터넷의 성장을 지원했던 것처럼, 미래지향적 규제안을 마련해 블록체인을 국제적인 인프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MIT 슬론경영대학 부교수이자 전 CFTC의 의장을 지낸 케리 젠슬러(Gary Gensler)는 미국이 혁신을 이어가기 위해 합리적인 규제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는 “불확실한 규제, 무거운 규제가 혁신 기술과 경제적 이익을 해외로 빠져 나가게 한다”면서, “미국이 이 분야에서 뒤처지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반면, CFTC의 최고혁신책임자 다니엘 고핀은 시장에 악의적 의도를 가진 참여자가 많고, ICO의 80%가 파산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성급한 암호화폐 규제 결정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은 “시장 질서가 명확하고 확실해지는 것은 모두가 원하는 바다. 하지만 혁신기술을 내몰거나 방해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야 한다. 성급한 규제 결정은 의도를 벗어나 기술의 핵심을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호화폐 기반의 선물˙스와프 상품이 생긴다면 CFTC 관할이 확실하다. 하지만 증권법 적용, 상품법 적용 등 다양한 관점을 고려해 규제 윤곽을 잡아가야 한다.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때문에 기관은 "규제 불확실성만큼 교육의 부재가 암호화폐 시장 문제를 일으킨다고 보고, 투자자와 규제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문회 중 암호화폐 시장 자본 및 비트코인 채굴의 중앙화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일부 지갑이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90%를 보유한다는 점, 채굴기업 대부분이 중국과 러시아에 있으며, 전체 채굴 파워에 50%를 차지한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중국 채굴 대기업 비트메인은 시장 75%를 점유하고 있으며 북미 지역까지 시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암호화폐가 범죄 수단으로 사용될 위험성도 제기됐다. 최근 2016 미국 대선에 개입한 12명의 러시아 해커들이 활동을 숨기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나오기도 해다.
여기에 "비트코인이 현금보다 더 쉽게 자금 이동을 파악할 수 있는 공공원장"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마이클 코너웨이(Michael Conaway) 의장은 “범죄자들이 비트코인을 써야 규제기관이 유리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공화당 콜린 피터슨(Collin Peterson) 의원은 대부분의 암호화폐 시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묻기도 했다.
이에 개리 젠슬러는 “금이 배후세력이 없는 것처럼 암호화폐도 없다. 금 가치를 높게 보는 것은 일종의 문화규범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현대적 형식의 디지털 금이며, 사회적 산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청문회는 대체적으로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이 경제와 사회에 미칠 영향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민간 분야 및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블록체인 기술의 복잡한 기술 정보를 전달하고, 다양한 이슈를 풀어냈다는 점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역량이 시너지를 냈으며, 이전보다 더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논의가 전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