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피해자를 유인해 60여 억원을 편취한 뒤 도주한 불법다단계 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1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경)은 경찰청 외사수사과와 공조 수사를 통해 지난해 7월 태국으로 도피한 업체 대표 유모씨(54)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구속된 유씨는 자체 페이 'Pay000'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투자금은 이더리움(ETH)으로 받았다.
또한 유씨는 적립된 페이로 태국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될 A코인을 구입할 수 있고, A코인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현금화 가능한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유씨는 지난해 1월부터 2개월 동안 피해자 500여 명으로부터 60여 억원의 투자금을 불법 편취했다. 피해자 중 다수는 시중은행의 저금리 기조로 대체 투자처를 찾던 가정주부, 퇴직자 등의 서민 투자자들이었다.
하지만 페이를 A코인으로 교환 가능하게 하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기존 회원들의 불만이 폭증했고, 신규 회원이 줄어들자 유씨는 지난해 7월 투자금을 챙겨 태국으로 도주했다.
민사경은 지난해 9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유씨는 같은 해 11월말 태국 국경을 통해 캄보디아로 출국하던 중 태국 이민국에 검거됐고, 신병이 인도돼 지난달 입국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넘겨졌다.
서울시는 고수익을 미끼로 사실상 현금화나 시장유통이 불가능한 암호화폐 불법 다단계 사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문제점과 제도개선 사항을 발굴해 시민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박재용 민사경 단장은 “서민들의 소중한 재산을 노리고 상식보다 높은 수준의 후원수당, 배당금, 이자, 투자수익 등으로 현혹하는 사업설명 주최자, 판매원에 대해 우선 의심을 가지고 신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