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이행에 제한이 되는 익명성 강화 코인 ‘모네로(XMR, 시총 14위)’가 거래소에서 연이어 상장폐지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동유럽 소재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베이(BitBay)는 내년 2월 19일부터 모네로 지원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네로 입금 지원은 이달 29일부터 중단되며, 이날부터 내달 5일까지 12월 5일까지, 하드포크가 예정된 5일 간 인출도 임시 중단된다. 거래소 이용자는 내년 5월 20일까지 모네로 자산을 인출해야 한다.
비트베이는 모네로의 익명성 기능으로 인해 거래를 지원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이번 결정을 "자금세탁 및 외부 네트워크 유입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승인 거래소로서 시장 표준을 따라야 한다"고 밝히며 표준 및 규제를 이행하여 고객에게 법적 보호장치와 편의를 제공할 수 있으며 금융 및 결제업체 지원도 더욱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네로는 익명성을 강화한 대표적인 ‘다크코인’이다. 고유한 지갑 주소를 통해 거래 내역이 확인되는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링 시그니처(ring signature), 스텔스 주소(stealth address) 등 익명성 강화 기술을 사용해 정보 파악이 어렵다.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선호되지만, 자금세탁, 테러자금 지원, 마약 매매 등 범죄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편, 제도권에 가까워진 암호화폐 시장은 기존 규제를 따를 것을 요구받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올해 6월 '암호화폐 규제 가이드라인 권고안'을 최종 확정하면서, 거래소에 정보수집·보관 의무를 부과했다. FATF 회원국은 내년 6월까지 이에 따른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다크코인으로 인한 추가 위험 부담을 감수하기보다 상장폐지를 선택하고 있다. 이에 모네로를 비롯한 지캐시, 대시 등 다크코인에 대한 지원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코인베이스 UK는 바클레이스와의 제휴가 종료된 상황에서 새로운 금융 파트너십 체결하기 위해 지캐시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달 오케이엑스 코리아가 모네로를, 업비트가 모네로, 대시, 지캐시 등을 상장폐지했다.
당시 업비트는 "암호화 자산이 자금세탁이나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FATF의 합의를 존중한다"면서 "거래자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익명성 강화 암호화폐에 대한 점진적인 유의 종목 지정 및 거래 지원 종료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 27분 기준 시총 14위 암호화폐 모네로는 52.06달러(6만 1285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