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닷컴이 2021년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던 700억 개의 크로노스(CRO) 토큰을 다시 발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온체인 분석가인 잭스엑스비티(ZachXBT)는 이를 토큰 공급 조작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3월 25일 잭스엑스비티가 X(구 트위터)에 크립토닷컴이 영구 소각한 토큰을 재발행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그는 “CRO는 사기와 다름없다”며 "소각된 토큰이 전체 공급량의 70%를 차지하는데 이를 되살린 것은 커뮤니티 신뢰를 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크립토닷컴 CEO 크리스 마잘렉(Kris Marszalek)은 X에서 진행한 AMA(Ask Me Anything) 세션에서 "당시 토큰 소각은 방어적 조치였으며, 현재는 정치적 환경 변화로 인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암호화폐를 겨냥한 규제 압박이 해소된 만큼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이 크로노스 블록체인의 거버넌스를 무력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개발자들은 크립토닷컴이 검증인(밸리데이터) 지분을 이용해 커뮤니티 투표를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크립토닷컴이 네트워크 전체 투표권의 70~80%를 장악하고 있어, 사실상 중앙집권적 통제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크립토닷컴은 2021년 2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크로노스 메인넷 론칭을 앞두고 네트워크의 완전한 탈중앙화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토큰 소각을 단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블로그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암호화폐 시장은 맹렬한 반응을 보였다. 토큰 재발행으로 인해 CRO의 유통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크립토닷컴이 당초 약속한 탈중앙화 원칙을 저버리고 사적 이익을 위해 정책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