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소유한 기업 DTTM 오퍼레이션스가 메타버스 및 NFT 마켓플레이스를 염두에 둔 ‘TRUMP’ 상표를 출원했다. 2월 24일 미국 특허청에 제출된 이번 신청서에는 트럼프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가상 세계와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이 포함됐다.
이 가상 공간에서는 이용자들이 트럼프 브랜드를 활용한 실물 및 가상의 상품을 구매하고, 트럼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리무진, 항공기, 기차,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공공 서비스 및 사회적 이슈, 모금 활동과 관련한 콘텐츠도 제공된다.
특히 이 메타버스에는 가상 교육 서비스, 1:1 코칭 프로그램, 호텔 및 공공기관에 대한 가이드 투어 등의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며, NFT 마켓플레이스도 운영될 계획이다. 다만, 해당 플랫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이미지, 텍스트, 영상 및 음향 콘텐츠만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트레이드마크 전문 변호사 조쉬 거벤은 이번 출원이 ‘사용 의도(intent to use)’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는 향후 해당 브랜드를 활용한 상업적 활동이 계획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메타버스와 NFT 시장의 관심이 정점을 찍은 2021년 이후 시장 열기가 다소 식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보면 2021년 10월 말 메타버스에 대한 검색량이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NFT 역시 2021~2022년 강세장 이후 주요 컬렉션을 포함한 시장 전반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과거 NFT 컬렉션을 출시하며 가상 자산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는 2024년 7월 내슈빌의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미국을 세계 최고의 크립토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취임 첫날부터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2025년 1월 17일, 취임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는 공식 밈코인을 출시하며 다시 한번 암호화폐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후 멜라니아 트럼프도 독자적인 밈코인을 선보였으며,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역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디파이 플랫폼을 통해 크립토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암호화폐 행보가 모든 시장 참가자의 지지를 얻는 것은 아니다. 특히 그가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금 계획에서 ‘디지털 자산 비축(stockpile)’ 개념으로 선회한 점이나, 무역 갈등 및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의 정책 변화는 일부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의 크립토 관련 행보가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